'보이콧 재팬' 피해 뚜렷…항공사들 3분기 실적 '암울' 전망
"현실과 동떨어진 진단 안 돼…일본 제대로 보고 배워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보이콧 재판’ 여파로 일본 여행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일 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들은 실적이 급감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청와대는 “피해가 하나도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진단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티몬 항공권 예약 데이터에 따르면, 8~9월 두 달 동안 발권된 일본 항공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항공사들은 일본 항공권 대신 방콕, 괌, 대만 등 동남아 지역 노선을 늘리는 등 대안 마련에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에만 해도 오사카, 도쿄, 후쿠오카 등 일본 도시들이 5위 안에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같은 기간 예약일 기준 발권 순위 1~5위는 다낭, 방콕, 괌, 대만, 세부 등 동남아 지역이 메운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다. 항공 업계의 성수기로 분류되는 지난 3분기에도 국내 항공사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주춤했던 상반기 실적을 성수기인 3분기에 만회하는 패턴이 올해에는 작동하지 않은 셈이다.

특히 일본 노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저비용항공사들(LCC)의 경우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거나, 큰 폭으로 하락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 국내 LCC들이 인천공항에서 연착륙 대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상황이 이러함에도 청와대와 여당은 일본의 수출 특혜 해제 조치의 영향이 미미하다고 강조해 비판이 일고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7일 “(일본 규제가) 한국 경제에 가져온 피해는 하나도 확인된 바 없다”고 단언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8일 “정부·기업의 신속하고 전 방위적인 대응, 국민의 응원까지 한데 모여 지금까진 대체로 잘 대처해왔다”고 되레 자화자찬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10일 “지난 100일은 온 나라가 똘똘 뭉쳐 위기를 기회로 바꾼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회고하며 “우리는 일본의 경제 보복 100일 만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로 전진하고 있다”고 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와 여당의 진단에 일본을 제대로 바라보는 혜안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일본과의 갈등이 장기화되면 항공 업계는 물론이고, 반도체‧철강 등 여러 산업이 타격을 입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감정’을 배제하고 일본을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다.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는 “일본에선 매년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탄생하는데, 그것이 결국 일본 기업의 기술력”이라며 “한국 기업이 일본의 기술을 우습게 볼 수 없는 이유도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경쟁과 상생의 대상국”이라며 “그들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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