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들어 국내 증권사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을 포함한 모바일 금융사들과의 협업을 늘리는 추세다. 거래패턴이 모바일 중심으로 완벽하게 이동한 30대 이하의 젊은 고객을 잡기 위해 카카오뱅크, 네이버페이, 토스 등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영업 중인 증권사들이 최근 들어 디지털 분야 역량 강화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은 대형 증권사들이 디지털 금융회사들과 협업을 하는 모습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미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은 인터넷전문은행과의 협업 강화를 통해 청년고객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일단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플랫폼을 이용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7월 물경 5000억원 이상의 금액을 네이버페이에 투자키로 전격 결정했다. 

네이버는 이 자금을 이용해 내달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할 계획에 있다. 새로 설립되는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페이를 기반으로 젊은 층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미래에셋대우 주식계좌개설 서비스 등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국내 인터넷 업계에서는 대체가 불가능한 네이버의 입지를 생각하면 함께 협업하는 미래에셋대우로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제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손을 잡고 '뱅킹스'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 계좌가 있는 고객은 별도의 개인정보 입력 없이 한국투자증권 주식계좌를 개설하는 것이 가능하다. 복잡한 절차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청년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은 주식·펀드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기프티콘을 사서 선물하는 서비스도 내년에 출시하는 등 모바일에 친화적인 전략을 앞으로도 계속 구사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손을 잡았다. 현재 ‘동시 계좌 서비스’를 출시한 상태로, 케이뱅크 앱에서 '듀얼K 입출금통장'을 개설하면 NH투자증권의 모바일증권서비스 '나무'의 증권 계좌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다.

신한금융투자는 새롭게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진출을 타진했던 토스와 함께 CMA 개설 서비스를 출시했다. 아울러 신한금융투자는 토스에서 펀드를 매매할 수 있는 서비스와 해외주식 투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날이 갈수록 모바일 금융과의 거리가 좁아지고 있는 증권업계의 상황은 증권사들의 조직 구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2016년 디지털금융을 별도 부문으로 독립시키고 빅데이터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기존 업무개발부를 업무혁신추진부로 확대 개편하면서 디지털 분야에 집중도를 높였다. NH투자증권 역시 디지털 전략 총괄팀을 신설했고,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출을 노리는 신한금융투자는 디지털사업본부에 애자일(Agile) 조직체계를 신설할 예정에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뿐 아니라 모든 금융기관들의 오프라인 지점이 감소하고 비대면 서비스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제하면서 “온라인에서 고객을 잡기 위한 ‘손바닥 싸움’이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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