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코스닥 벤처펀드의 연 수익률이 –1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남북 경협 관련 펀드의 손실률 역시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정부의 정책 실패가 고스란히 금융상품의 수익률 악화로 직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 규모의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 12개의 1년간 수익률이 –9.9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개월간의 수익률은 -12.65%까지 내려간다. 

   
▲ 사진=연합뉴스


작년 4월 문재인 정부는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 방침을 밝히고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직접 IBK기업은행 마포지점에서 ‘1호’ 투자자로 나서는 등 야심찬 흥행몰이에 나섰던 바가 있다. 당시 최종구 위원장은 “국민 누구나 혁신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게 하겠다”고 공언하며 펀드 홍보에 나섰다. 

‘혁신성장을 이끌고 그 과실을 국민이 공유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의 코스닥 벤처펀드에 세제 혜택 등이 뒷받침되자 한때는 자금이 빠르게 유입돼 한 달 만에 설정액 2조원을 넘겨 3조원 수준에 근접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수익률이 떨어지고 시장 상황이 나빠지자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지난 10일 기준 설정액은 4981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벤처기업들의 전반적인 기업 실적이 하락하고 코스닥 시장 안팎에서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급속도로 자금을 빼고 있는 모양새다.

역시 정부가 ‘지원사격’에 나선 통일 및 남북 경협 관련 펀드의 사정도 비슷하다. 현재 운용 중인 통일 관련 펀드 16개의 지난 1년간 평균 수익률은 -9.16%로 역시 손실 상태다. 최대 11.55%의 손실을 기록한 펀드까지 존재하는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반일 불매운동의 흐름을 타고 출시된 이른바 ‘애국 펀드’들의 상황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시중자금은 대의명분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만큼 관제 성격을 가지고 있는 펀드들의 수익률은 앞으로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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