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 장문의 영어제시문 추가·지문 난이도 상당히 높아
자연계, 전년비 출제경향 변화 없으나 체감난이도 상당해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연세대학교가 2020학년도 논술고사를 시행했다. 14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지난 12일 자연계열, 13일에는 인문계열 순으로 실시됐다. 자연계열은 자연1(오전)과 자연2(오후)로, 인문계열은 사회(오전), 인문(오후)로 구분돼 진행됐다.

올해 연세대 논술전형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해 논술성적(100%)만으로 당락이 좌우된다. 경쟁률은 전년도 57.05:1에서 올해 44.38:1로 하락했다. 인문계열은 75.60대 1에서 61.24대 1로, 자연계열은 47.20대 1에서 32.82대 1로 집계됐다. 논술고사 일정을 수능 이전으로 변경한 것이 경쟁률 하락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인문계열의 경우 논술출제 경향이 전년 대비 상당히 큰 변화가 있었다는 게 종로학원 관계자의 전언이다. 장문의 영어제시문이 추가됐고, 지문의 난이도도 상당히 높아 영어 독해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겐 어려운 수준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수학적 개념을 다룬 제시문도 나왔고, 확률과 통계의 개념을 실제 상황에 적용하는 문제가 출제되는 등 상황을 추론하고 이를 문장으로 정확히 표현해야 하므로 변별력이 높았다는 것이다. 또한 2개의 논제에서 4개의 소논제로 세분화됐고, 답안 분량도 2000자에서 2400자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연계열의 논술 출제경향도 전년 대비 큰 변화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타 대학에 비해 난이도가 높은 수준으로 출제됐는데, 올해 역시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파악된다.

수학의 경우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의 난이도를 보였으나 문제 해석 자체가 어려워 체감 난이도는 상당했다는 평이다. 다만 계산이 복잡한 문제는 출제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자연1(오전)과 자연2(오후)의 난이도는 큰 차이가 없었고, △수열 △정적분 △벡터 △공간도형 단원에서 주로 문제가 나왔다.

과학의 경우 자연2(오후)의 난이도가 자연1(오전)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타났고, 자연2에는 치·의예과가 포함돼 변별력 확보를 위해 자연1에 비해 어렵게 출제됐다는 게 종로학원 관계자 전언이다. 그는 "자연2의 경우 대부분의 문제가 과학II에서 출제돼 이에 대한 학습이 부족한 학생들은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고도 전했다.

◇2020학년도 연세대학교 논술고사 세부 출제 경향

▲인문·사회계열

문제의 난이도 및 유형은 전반적으로 올해 모의 논술과 유사했다. 문제의 전체적인 주제는 인문계열의 경우 '생명과 관련된 합리성과 도덕성의 관점 적용'으로 최근 이슈화 된 테러리즘·구조활동·착한 사마리아인의 법 등을 참고한 시의성 있는 주제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계열에는 '소문의 발생과 확산'으로 최근 이슈화 되고 있는 '가짜뉴스'의 발생과 확산 문제를 참고한 다분히 시의성 있는 주제가 나왔다는 평가다.

문제 수의 세분화·답안 분량 증가·영어제시문 추가·수학 논술 추가 등 출제 유형에 많은 변화사항이 있어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전년 대비 상승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인문계열 문제 1-(1)에서는 연세대에서 선호하는 '양자 비교형' 논제가, 사회계열 1-(1)에서는 '다면 비교형' 문제가 출제됐다. 연세대 기출 및 모의 논술을 많이 접해본 학생이라면 익숙한 형태로, 특히 문제에서 '합리성과 도덕성의 관점'이나 '소문의 발생과 확산'이라는 기준을 제시한 것 역시 기존 출제 유형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 1-(2)에서는 양자 비교 후 이를 바탕으로 별도로 주어진 '지문'의 논지로 두 개의 제시문을 평가하는 논제가 제시됐다. 이 역시 기존 출제 유형과 유사하다.

문제 2-(1)에서는 주어진 통계나 도표 자료를 앞서 언급된 논리 흐름에 따라 분석하는 문제가 나와 기출 및 모의논술과 유사했다. 문제 2-(2)는 전년도 기출 대비 새로운 형태로 출제됐다. 인문·사회계열에선 확률과 통계 교과개념 중 조건부 확률 밀도 함수의 정의 및 특징 등을 활용해 이를 실제 설문조사 결과 해석에 적용하는 문제가 나왔다. 집단별로 주어진 설문조사 결과를 조건부확률의 특징에 맞춰 도식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간 행위의 가치판단까지 요구하는 문제로 변별력이 높았던 문제였을 것이란 관측이 가능하다.

▲자연계열 '수학'

수학 문제의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전년도 기출과 올해 모의고사와 유사했다. 자연계열1(오전) 시험은 다소 평이하게 출제됐으나 자연계열1·2 모두 해석이 까다로운 문제였다는 후문이다. 다만 문제의 해석만 정확하게 해낸다면 계산과정은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는 게 교육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자연계열1 출제범위는 문제 1과 문제 2의 경우 수열의 합과 극한 및 정적분의 정의, 문제3은 벡터의 연산과 이차곡선의 정의, 문제 4는 공간도형의 이해에 관한 것이었다. 자연계열2 출제범위는 문제 1의 경우 치환적분과 합성함수의 미분법, 문제 2는 원주각의 성질과 함수의 극한, 문제 3은 평균값의 정리, 문제 4는 벡터의 내적과 평면도형의 이해에 관한 문제를 다뤘다.

자연계열1·2 시험 모두 4문항씩 출제됐고, 자연계열1 문제3·4는 소문제 2개, 자연계열 2 문제 4는 소문제 3개가 나왔다.

▲자연계열 '물리'

전년 대비 출제 유형 변화는 없었다. 자연계열 1 문제 1은 물리Ⅰ, 문제2~4는 물리Ⅰ·Ⅱ 범위에서 출제됐으나 자연계열 2 문제 1~4번은 물리Ⅱ 범위에서 나왔다. 
자연계열 1에 비해 자연계열 2 시험 난이도가 높아졌다. 자연계열 1 시험은 물리 Ⅰ·Ⅱ를 충실히 배운 학생은 비교적 무난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자연계열 2 시험은 물리Ⅱ 범위 교과내용에 대한 이해와 공식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않은 학생에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다.

제시문 4~5개에 4문제로 출제되었으며, 출제범위는 자연계열1은 전기력·광전효과·힘의 합성 및 평형·축전기·포물선 운동이, 자연계열2는 포물선의 운동·기체분자의 운동과 속도·로런츠 힘·도플러 효과에서 출제됐다.

▲자연계열 '화학'

수학과 물리와 같이 전년 대비 출제 유형 변화는 없었다. 자연계열1 문제1~3번은 화학Ⅰ범위에서, 문제4번은 화학Ⅱ 교과 범위에서 출제됐다. 화학Ⅰ 비중이 높아지고 화학Ⅱ의 비중이 낮아졌다는 특징이 있다. 자연계열 2 문제1~4번은 모두 화학Ⅱ 범위에서 출제됐다. 

자연계열 1 문제에 비해 2 시험 난이도가 높아졌으며, 화학Ⅱ 교과내용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 경우 많은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이다.

제시문 5개에 4문제가 나왔고, 자연계열 1은 화학반응·인산의 루이스 구조·산화수·열화학, 자연계열 2는 상평형과 용액의 성질·열화학반응·암모니아 합성과 평형이동·반응속도(반감기)와 산의 이온화 평형에서 출제됐다

▲자연계열 '생명과학'

마찬가지로 전년 대비 출제 유형 변화는 없었다. 자연계열1·2 시험 모두 생명과학Ⅱ에 교과에 기반을 뒀다. 전년도 및 자연계열 1 문제에 비해 2의 난이도가 높아졌으며, 생명과학Ⅱ 교과 개념이 정립돼 있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제시문 5개에 3문제가 나왔으며, 출제범위는 자연계열 1의 걍우 세포막 구조 및 물질 이동 원리·화학적 삼투압의 원리·물질대사, 자연계열 2는 유전자 발현·전사 조절과 조절인자·유전자 발현 실험·유전자 발현의 조절 원리에서 문제가 나왔다.

타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문항(3문항)수를 꾸준히 유지해 각 문항별 배점이 높다는 특징도 유지됐다. 

▲자연계열 '지구과학'

지구과학도 전년 대비 출제 유형 변화는 없었다. 자연계열 1은 지구과학Ⅰ·Ⅱ, 자연계열2는 모두 지구과학Ⅱ에 교과에 기반을 뒀다. 자연계열 1은 전년도 난이도와 비슷하나 2는 지구과학Ⅱ 천체와 우주를 공부하지 않은 학생은 많은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라는 평가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수능 지구과학Ⅱ 문제를 많이 접한 학생이 유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시문 3~4개에 4문제로 출제됐고, 출제범위는 자연계열 1의 경우 핀 현상·석회암과 풍화작용·상승응결고도 기온 계산·대기 밀도 분석, 자연계열 2는 별의 거리 측정·적도좌표계·별의 질량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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