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과 북한 축구대표팀이 평양에서 맞붙는 월드컵 예선 경기를 결국 실시간 중계로 보지 못하게 됐다. 우려했던 '깜깜이' 평양 원정이 현실화된 것이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에이전트를 통해 북한 측과 15일 오후 5시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북한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3차전 경기의 중계방송 협의를 해왔다. 그러나 KBS는 14일 컨소시엄 '코리아풀'을 대표해 "경기를 하루 앞둔 오늘까지 북한으로부터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 생중계는 사실상 무산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월드컵 2차 예선 홈경기 한국전 생중계를 동의해 놓고도 9월 말부터 실무 연락을 중단했다. 한국 방송 중계 인력의 방북 허가가 나지 않아 현지 생중계는 물건너간 가운데 코리아풀은 조선중앙방송이 평양에서 제작하는 국제 신호를 서울에서 받아 라이브로 송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북한의 아무런 답이 없어 중계방송 자체가 힘들어졌다.

KBS 측은 "국민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위해 경기 영상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즉, 경기 영상이라도 확보해 녹화 중계라도 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는 것이다.

   
▲ 한국 축구대표팀의 10일 스리랑카전 경기 장면.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번 한국의 평양 원정경기는 취재진도, 응원단도, 중계방송도 없는 '깜깜이'가 되고 말았다. 북한축구협회가 통보해온 한국측 비자 발급 명단은 55명인데 대표선수단과 선수단 지원 인력이 전부다. 

대한축구협회는 "응원단, 기자단, 중계방송단 평양 파견 성사를 위해 줄곧 노력했다. AFC(아시아축구연맹)를 통해서도 협조를 부탁했다. 그러나 북한축구협회는 '선수단을 제외한 인원의 입국 승인은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한편, 생중계가 무산됨에 따라 어떻게 한국-북한전 경기 진행 상황을 알 수 있을지가 관심사가 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한국 축구대표팀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과 서울정부청사 내에 각각 상황실을 가동할 계획이라며 "상황실 간 연락을 통해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터넷과 국제전화, 휴대전화 등 보장되는 통신수단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경기 상황 등 정보 전달이 얼마나 빨리, 또 원활하게 이뤄질 지는 닥쳐봐야 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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