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빗나간 '정의' 민낯 고스란히…갈등과 분열 이젠 치유 나서야
조국 법무부장관이 임명 35일 만에 사퇴했다. 사필귀정이다. 조 장관은 2개월 넘게 온갖 의혹과 논란의 중심에 서며 갈등과 분열로 대한민국을 갈갈이 찢어 놓았다. 강남좌파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코미디 같은 정치 현실을 국민 앞에 적나라하게 펼쳐 보였다.

그의 사퇴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제까지 버틴 것 자체도 무리수와 내로남불이라는 낯 뜨거운 행태였을 뿐이다. 마지막까지 그는 희생양인양 자처했다.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합니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말로 자신을 변명했다.

검찰개혁 발표 3시간만에 밝힌 사퇴문에서 조국 장관은 "생각지도 못한 일" "국민과 젊은이들에게 미안" "가족 일로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되면 안된다고 판단" "온 가족이 만신창이" 등 공직자에 어울리지 않는 감성적 언어로 자신을 합리화했다.

조 장관은 "지난 8일 장관 취임 한 달을 맞아 11가지 '신속추진 검찰개혁 과제'를 발표했다"며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들 덕분"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들께서는 저를 내려놓으시고, 대통령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한다"고 했다. 온통 나라를 헤집어 놓은 장본인이 할 말은 아니다.

   
▲ 조국 법무부장관이 임명 35일 만에 사퇴했다. 사핑귀정이다. 2개월 넘게 온갖 의혹과 논란의 중심에 서며 갈등과 분열로 대한민국을 갈갈이 찢어 놓았다. 강남좌파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코미디 같은 정치 현실을 국민 앞에 적나라하게 펼쳐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장관에 임명된 후 마치 쫓기듯, 한풀이 하듯 밀어붙인 그의 검찰 개혁안은 근거 부족에 졸속 처리라는 반발이 거세다. 더욱이 당·정·청이 중심이 되면서 개혁주체마저 소외되면서 코드개혁이란 논란도 일었다. 협의와 대안도 없이 검찰 특수부 폐지도 논란거리다. 

조국 논란이 불거진 2개월 동안 대한민국은 없었다. 경제는 벼랑끝으로 치달았지만 정부도 정치권도 뒷전이었다. 국민은 두 갈래로 갈라져 거리로 뛰쳐나왔다. '조국 사태'로 거리는 온통 분노로 물들었다.     

연일 조국 장관 가족의 터져 나오는 의혹과 논란은 차고 넘쳤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은 좌고우면했다. 책임은커녕 광장을 직접 민주주의 표출이라며 갈등을 부추겼다. 소위 진보를 자처하던 이들은 ‘정의’에 눈 감고 하나 둘씩 호위무사를 자처했다. 궤변론자가 됐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취임 후 처음으로 콘트리트 지지기반마저 무너졌다. 14일 리얼미터 조사결과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15%포인트 가까이 앞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자유한국당 지지율 격차가 0.9%포인트로 오차범위내로 좁혀졌다.

민심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 궤변을 일삼으며 조국 일가에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을 싸잡아 '가짜뉴스'의 진원지라고 몰아치던 이들에게는 민심은 송곳이 됐다. 6개월 앞둔 21대 국회의원 선거의 위기감이 감지됐다. 결국 내년 총선을 위해 '조국 카드'를 버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스러운 점도 있다. 강남좌파로 정의를 외쳐 온 진보의 대표격인 조 장관의 '두 얼굴'을 제대로 봤다. 또한 진보를 자처해오며 시대의 지식인인양 떠벌리던 그들의 '어용' 민낯도 봤다. 그들만의 '공정'과 '정의'가 얼마나 위태로운 것인가도 확인했다.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조국 장관 가족과 관련된 의혹은 낱낱이 파헤쳐져야 한다. 검찰은 권력으로부터 강요된 개혁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제대로 된 개혁을 해야 한다. 대통령은 잘못된 인사와 권력의 독선이 얼마나 많은 폐해를 끼치는지 깊이 새겨야 한다. 국민앞에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더 이상 국민을 시험에 들게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조국 사태'에 대한 국민의 명령이자 민의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