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주장

18대 국회의장, 인물로서 20번째, 취임 후 689일째 날, 정식 임기를 이틀 앞둔 5월 27일 김형오 국회의장은 퇴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김 의장의 정식임기는 5월 29일까지다.

그는 50 여명의 취재진 앞에서 미리 작성해온 퇴임 기자간담회 모두말씀을 담담히 읽어 내려갔다. 계획으로는 중남미 순방을 다녀온 김 의장의 건강 상태가 힘겨운 점으로 인해, 대변인이 대신 읽기로 했지만, 김 의장은 스스로 읽어 내려갔다.

그는 “입법부 수장으로서 18대 국회가 보여준 대치와 파행, 점거와 농성 등에 대해 이유가 어떻든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하면서 국민께 먼저 사과 드린다”며 “2008년 원구성, 추경안 상정문제, 연말 입법전쟁, 2009년 미디어법, 노조법, 예산안 등 9번의 위기와 고비를 넘기며 최악의 상황을 막고 정국의 중심을 잡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햇빛을 영원히 가리는 구름이 없듯이 한국정치도 흑백정치에서 컬러정치로 발전하고, 흐름을 거역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물처럼 부드럽고 낮은 자세로 일하겠다”고 약속했다.

질문이 쏟아졌다. 가장 어려웠던 고비가 뭐냐는 질문이 먼저 있었다.

그는 “미디어법 처리과정이다. 당시 8월의 대치, 격돌, 충돌의 표현도 부족할 정도로 국회가 파행됐다”면서 “큰 댓가를 치러 대화와 타협이 대결보다 어렵지만 반드시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국회법 및 개헌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김형오 18대 국회의장이 퇴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취재진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김형오 18대 국회의장이 퇴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취재진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그는 “국회법에서 직권상정은 없어져야한다”면서 “직권상정은 정말 국민에게 짜증나게 하는 것이다. 의원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없애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국정감사도 2일 동안 500개 기관을 동시에 하니, 수천 개의 보도자료가 쏟아져 취재가 불가능할 정도다”면서 “감사 낭비, 행정낭비, 인력낭비인 현 국정감사 시스템을 위원회에게 자율적으로 맡겨서 진행해야한다”고 말했다.



개헌에 대해서는 “5년 단임제만 아니면 어떠한 형태든 찬성한다”면서도 “항간에 떠도는 4년 중임제는 형식만 중임제이지, 내용은 8년 담임제와 똑같다. 엄밀히 말해서 개헌을 하려면, 미국식 대통령제로 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