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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위선과 분열의 '66일 조국 사태'
승인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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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10-15 18: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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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정 외교안보부장
[미디어펜=김소정 기자]8월 9일 지명부터 10월 14일 사퇴까지 66일동안 지속된 ‘조국 사태’가 남긴 것은 스스로 대한민국의 진보라고 하는 좌파정권의 민낯이다. 

진보와 보수의 차이는 서로 다른 도덕 시스템에서 비롯된다. 가령 계층을 가리지 않는 무상복지를 할 것이냐, 취약계층을 가려내는 선별적 복지냐의 차이가 진보와 보수를 구분한다. 하지만 조국 사태로 확인된 것은 진보정권이라던 문재인정부엔 도덕적 가치라고 할 만한 기준이 없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조국 법무부장관을 임명하자 지지자들의 손에는 ‘우리가 조국이다’란 피켓이 들렸다. 대다수 국민들이 경악할 만한 조국 일가를 둘러싼 의혹의 실체엔 전혀 관심이 없어보였던 그들은 수사하는 검찰을 정치적으로 몰아갔다.

하지만 ‘조국 지키기’를 하면 할수록 이중성과 위선이 뚜렷해졌고, 청와대와 여권의 궤변이 쌓여갈수록 국민들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처음 조국 딸의 입시부정으로 시작된 의혹이 최순실의 딸과 비교 대상으로 올랐지만 조국 장관 지명이 철회되지 않자 서울대와 고려대, 부산대 대학생들이 먼저 촛불을 들었다. 촛불정권이 촛불집회의 성토 대상이 되기 시작했다.

조 전 장관이 기습적으로 국회에서 셀프 기자간담회를 여는 해프닝이 벌어졌고, “모른다”만 되풀이한 이 간담회 이후에도 청와대는 “어느 정도 의혹이 해소됐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자 서울대 총학이 ‘조국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3차 촛불집회를 예고했고, 고려대 동문 온라인 커뮤니티에 “국민을 바보로 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런 일들을 모르지 않았을 문 대통령은 해외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조국 임명을 강행했다. “조 장관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말과 함께였다. 특히 “개혁성이 강한 인사일수록 임명에 반대가 많다”고 한 당시 문 대통령의 발언이 많은 중도층을 돌아서게 했을 것이다. 

   
▲ 지난 9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여당과 여권의 ‘묻지마 조국 지키기’도 빈축을 샀다.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당대표는 “검찰수사가 나라를 어지럽힌다”고 했고, 이낙연 국무총리는 “검찰이 정치를 하겠다고 덤빈다”고 했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은 “진짜 개싸움을 보여주자”고 선동했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조국의 부인 정경심 교수의 동양대 PC 반출과 관련해 “증거인멸이 아니라 검찰이 장난칠 경우를 대비해 증거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검찰개혁은 조국 수호’라는 구호가 검찰청과 대법원이 있는 서초동 거리를 뒤덮은 일은 ‘목표 달성에 이바지하는 것이 도덕’이라는 전체주의의 모습 그것이었다. 조국의 말과 행동이 달랐던 것처럼 문 대통령이 평등‧공정‧정의를 쉽게 내던진 것도 바로 좌파정부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여진다. 

자유주의에서는 선과 악의 구분이 객관적이지만 전체주의에서는 지도자가 제시한 목표에 따라 선과 악도 달라진다. 그래서 문 대통령이 “국민들은 직접민주주의 행위를 했다”고 말할 때까지도 ‘조국 수호’를 외치던 지지자들은 이제 대통령의 공개 사과에 따라 시위를 접었다.

국민들이 겪지 않았어야 할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도 그나마 위로를 받은 것은 문 대통령의 “조국 사태는 국론 분열이 아니다”라는 발언 직후 주말에도 수천명의 대학생들이 서울 대학로에 모여 ‘정의와 공정’을 외쳤다는 점이다. 이들이 “조국 사태는 진영이나 이념이 아닌 정의와 공정의 문제”라고 지적할 때 많은 국민들은 안도했다.

당시 토론회에 나온 서울대 총학생회장이 남긴 “법‧정의에 엄격해야 할 법무장관이 법의 허점을 잘 이용한 모습에 분노한다. 진보를 표방한 정권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졌다”던 말이 바로 대한민국 국민의 표준 인식이다. 도덕을 부정하는 정권이라면 더 이상 진보로 포장되어선 안된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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