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 우려 금리에 반영…내년 1분기 재조정 가능성
[미디어펜=이원우 기자]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수준인 연 1.25%로 낮추면서 시장 안팎에서 제기되던 ‘디플레이션’ 우려를 금리에 반영시켰다.

이미 미국 등 기축통화 정책을 운용하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 기조를 명확히 했기 때문에 국내 전문가들은 한은 금통위 역시 이날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바 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최근 들어 공개석상에서 "올해 성장률 2.2% 달성이 녹록지 않다"고 수차례 언급해 왔다. 2.2%는 한은이 지난 7월 경제전망 때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실제 달성은 어렵다는 전망이 현재 지배적이다.

9월 소비자물가 역시 작년 같은 달보다 0.4% 하락해 1965년 통계 집계 후 사상 첫 공식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했다. 저물가 상황이 장기화 되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했으리라는 분석이다.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이미 지난 8월 금통위 회의에서도 나온바 있다. 신인석 위원과 조동철 위원은 8월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하가 필요하다’는 소수의견을 피력했다. 다른 위원들도 비록 ‘동결’ 의견을 내긴 했지만 금리 인하에 반대한다기보다는 7월 금리 인하의 효과를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기존 2.00∼2.25%에서 1.75∼2.00%로 0.25%포인트 인하해 한은의 금리인하 분위기의 ‘길’을 여는 형국이 됐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내년 무렵 있을 것으로 보이는 추가 인하의 폭과 시점이다. 기준금리가 이미 '실효하한'에 근접해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위험이 있는 점, 금리정책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점,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점 등은 추가 금리인하의 시점선택을 상당히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내년 1분기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가 예상되지만 현시점에서 구체적인 폭과 시기를 단정 지을 순 없다”면서 “내년 초 발표되는 경제지표와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이 종합적으로 기준금리에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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