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반칙에 대한 궤변 도덕적 파멸 위기감…사회적 갈등과 분열 부추겨
'조국 사태'가 부른 잘못된 정치적 선택은 결국 '조국 사퇴'라는 사회적 갈등을 남기고 일단락 됐다. 하지만 조국 사태는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은 휴화산이다. 물러났지만 조 전장관의 '피해자' 코스프레는 이어지고 있다. 기상천외한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한 그에 대해 여권과 옹호자들은 '순교자'인양 떠받든다. 중심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있다.

조국 사태로 대한민국은 숱한 궤변과 자기 논리에 빠진 희화화된 말장난으로 난장판이 됐다. 무뇌아적인 치기어린 말들의 상처는 진영을 막론하고 정치·도덕·지적 수준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궤변과 어용, 가짜를 넘어 '내노라' 하는 지성들의 껍질이 벗겨진 민낯은 그저 놀라울 뿐이다.

특권과 반칙에 대한 변명과 옹호는 도덕적 파멸의 한계에 대한 위기감마저 불러 일으킨다. 적폐와의 전쟁에서 도덕군자인양 군림했던 그들의 이중성이 드러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차기 주자로 승승장구하던 안희정은 '미투'로, 김경수는 드루킹으로, 이재명은 가족문제로 발목이 잡혔다.

조국마저 흔들리자 문재인 정부는 정권 재창출의 위기감이 고조됐음직하다.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유시민의 등장은 이런 맥락에서 필요불가결 했음직하다. 유시민 입장에서는 필요충분조건이었을 테다. 더욱이 그는 문재인 정부의 뿌리인 노무현의 사람이었기에 정치적 기득권을 가졌다.

   
▲ 유시민이 억지와 오기까지 부려가며 조국을 비호하고 나서서 얻을 것은 무엇이었을까. 여기자 성희롱 논란에까지 휩싸이면서 무리수를 둔 그에게 돌아 온 것은 '진짜 어용'이라는 주홍글씨다. 자가당착이다. /사진=연합뉴스

유시민의 '조국 구하기'는 눈물겨웠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알릴레오'를 통해 지속적으로 조 전 장관을 옹호해 왔다. 정경심 교수의 동양대 PC 반출과 관련해 "증거인멸이 아니라 증거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궤변으로 법조인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검찰이 조 전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하자 '저질 스릴러', '위헌적 쿠데타'라고 검찰을 비난했다. 지난 12일에는 제주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검찰에선 조 장관에 대한 '스모킹건'이 없다"며 "이제 수사를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시나리오 운운하며 '표창장 사건'을 무마하려 한 의혹도 받고 있다. '취재'였다는 그의 해명 이후 추가 보도는 없다. 그런 그가 KBS 검찰 출입기자들의 보도를 문제 삼아 보직해임까지 언급했다. 그 역시 인터뷰 내용을 입맛대로 짜깁기 하는 '악마의 편집'을 했다. 급기야 15일 '알릴레오' 생방송에서 여성 기자 성희롱 논란이 불거지면서 방송 일부를 삭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16일 해당 방송사 기자협회는 성명서를 냈다. 그들은 "유 이사장은 본인의 이름을 건 방송의 진행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라"며 "'어용 지식인'을 자처했다지만, 이제 마지막으로 '지식인'으로서 유 이사장의 상식과 양심이 남아있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조국 일가족에 대한 수사는 진행형이다. 딸의 표창장 위조 등 경력 부풀리기, 웅동학원 비리, 사모펀드 의혹 등 전방위적이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을만한 의혹이 쌓이고 쌓여있다. 특권과 반칙 없이는 불가능한 일임에 보통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이다.

'검찰 개혁'의 불쏘시개 역을 했다면 '가족'을 이유로 사퇴한 조국 전 장관. 위장 이혼 의혹을 받으며 돈 전달책은 구속됐지만 돈을 받은 조국 전 장관의 동생은 구속을 면했다. 디스크 수술을 이유로 내세웠고 법원은 건강상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급성이 아니고 만성이라는 병원의 확인도 별무효과였다.

조국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뇌종양과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정교수는 표창장 위조, 사모펀드, 증거인멸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 사태의 핵심인물이다. 갑작스런 '가족 건강상 이유'가 보통 사람의 눈에는 '건강 이상의 이유'로 비친다.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두 동강난 민의를 애써 자위하려 했던 문재인 대통령도 민의의 엄중함을 외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조국을 '피해자'로 만들려는 여권과 빗나간 지성들의 맹목이 국민의 분통을 자극하고 있다. 조국이 피해자라면 가해자는 과연 누구인가. 

유시민이 억지와 오기까지 부려가며 조국을 비호하고 나서서 얻을 것은 무엇이었을까. 여기자 성희롱 논란에까지 휩싸이면서 무리수를 둔 그에게 돌아 온 것은 '진짜 어용'이라는 주홍글씨다. 자가당착이다. 국민을 너무 만만하게 본 대가다. '알릴레오'는 '감출레오', '들출레오'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조국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이다. 검찰은 가족이 총출동 된 희대의 특권과 반칙의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야 한다. 조국 전 장관은 청와대 사표 수리 20분만에 서울대에 팩스로 복직을 신청했다. 말들이 많다. 시나리오를 좋아하는 유시민의 다음 시나리오가 궁금하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