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권상우, 영화 '두번할까요'에서 돌싱남 현우 역 맡아
"시나리오 읽고 미팅, 주문한 커피 나오기도 전에 출연 결정"
"배우로서의 삶과 내 인생 분리하고 싶지 않아"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권상우에게 '두번할까요'는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다. 올 하반기 3편의 영화 개봉을 앞둔 그의 선두작이라는 점은 물론, 극장가에서 힘을 잃어가는 로맨틱 코미디로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마음에서다.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을 맞는 권상우. 누군가에게는 선망의 대상으로, 누군가에게는 밀레니엄을 수놓은 로맨티스트로 깊게 각인됐다. 권상우는 영화 관련 일정으로 바쁜 2019년을 "재도약의 시기"라고 표현했다.

'두번할까요'는 생애 최초 이혼식 후 N차원 와이프 선영(이정현)에게서 해방된 현우(권상우) 앞에, 옛 친구 상철(이종혁)과 선영이 다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권상우는 친구가 사랑하게 된 돌싱이 자신의 전 와이프라는 웃지 못할 상황에 놓인 현우 역을 맡아 차진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 영화 '두번할까요'의 배우 권상우가 미디어펜과 만났다. /사진=kth


▲ '탐정' 시리즈 이어 다시 한 번 코미디 장르… 영화 출연 결정한 이유는?

"전 관객들을 웃기고, 눈물 흘리게 하는 작품을 하는 게 가장 좋아요. 제가 관객 여러분들에게 다가가는 방식 중 하나죠. 아무래도 전작이 '탐정'이고 차기작으로 코미디 작품도 있고 해서 코미디와 멜로가 섞인 장르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시나리오를 읽고 제작사 대표님과 미팅을 가졌는데, 주문한 커피가 나오기도 전에 출연을 결정했어요."

▲ 영화 속 '이혼식'은 배우에게도 낯선 소재였을 것 같다.

"처음에는 이혼식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고. 그런데 LED 전광판 속 선영과 현우의 모습이 갈라지는 장면이 큰 역할을 한 것 같아요. 그 장면 하나로 관객들이 충분히 납득하고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아름답게 헤어지지 말라는 법이 어딨어요. 그렇잖아요. 그 장면은 영화적 장치 같으면서도 이야기가 어색하지 않게 넘어갈 수 있어서 좋았어요."

▲ 어떤 작품에서보다도 망가지려고 작정한 모습이다.

"찌질한 신이 많죠. 너무나 멀쩡한 모습으로 멀쩡한 대사를 쳐버리면 이상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더 찌질하게, 못난이처럼 연기했어요. 저도 영화 보는 내내 제 얼굴 보면서 별로라고 생각했는데.(웃음)"


   
▲ 영화 '두번할까요'의 배우 권상우가 미디어펜과 만났다. /사진=kth


▲ "미스코리아를 좋아한다"는 대사부터 '말죽거리 잔혹사' 패러디까지 개인사가 웃음을 위한 장치로 쓰였는데 불편함은 없었나.

"사실 전 그렇게 생각해요. 제가 미스코리아 출신 와이프와 결혼한 것도 모두가 아는데, 그걸 분리해서 사는 건 가식적인 것 같아요. '난 권상우고 연예인이니까' 그렇게 안 살거든요. 전 아이 아빠이기도 하고. 아이가 놀이공원에 가고 싶다면 가고… 선글라스 끼고 연예인인 척 하고 싶지 않아요. 내 인생을 받아들이고 싶어요. 그리고 그런 것들로 관객분들께 웃음을 드릴 수 있다면 좋은 거죠."

▲ '말죽거리 잔혹사' 패러디 신 속 외모는 15년 전과 비교해도 어색함이 없다. 자기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자기관리가 제겐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으니까요. 언제까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언제든 액션 작품을 할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운동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웨이트만 하는 게 아니라 스트레칭도 하고 있어요. 병원에 가서 테스트를 했는데, 호날두처럼 20대 중반 신체 나이가 나오더라고요."


   
▲ 영화 '두번할까요'의 배우 권상우가 미디어펜과 만났다. /사진=kth


▲ 이정현과의 호흡은 어땠나. 

"이정현이 상대 배우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되게 새로웠어요. 굉장히 끼가 많은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이정현이) 이런 장르는 처음이니까 되게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정현이 첫 촬영 때 되게 떨고, 아마추어 같은 NG를 몇 번 냈어요. 근데 그게 이상한 게 아니라 인간적으로 보였어요. 이 사람 되게 '내추럴 본 연기자' 같은 사람인데 긴장한다는 게 신선했고. 그래서 더 인간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아직 미혼인 동료들에게 결혼을 추천하고 싶은지.

"물론 자신이 판단할 문제지만 전 결혼을 하라고 하고 싶어요. 싱글은 싱글의 장점이 있겠지만, 나이를 먹어도 변하지 않는 내 편과 식구가 있다는 건 다른 것 같아요. 딸이 자고 있으면 얼굴 문지르고, 장난치고, 사진 찍고… 그 행복은 사실 결혼 안 한 사람들은 모르잖아요. '결혼 안 한 네가 아냐?' 그런 생각을 하죠.(웃음) 그런 즐거움은 살면서 느껴봐야 하지 않나 싶어요."


   
▲ 영화 '두번할까요'의 배우 권상우가 미디어펜과 만났다. /사진=kth


▲ 최근 드라마 '천국의 계단' 속 감정 신이 '소라게'라는 이름으로 회자되고 있다. 300만 관객 공약으로 재연까지 내걸었는데.

"배우든 가수든 알려진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이 기억해줘야 좋은 거잖아요. 그런 것으로 회자되는 건 즐거운 현상 같아요. 애절한 신이지만요. 당시 용평 스키장에서 짧은 시간에 감정 신을 찍어야 하는데, 애드리브성으로 모자를 내리면서 연기했거든요. 감독님이 '건졌다'고 하시더라고요. 방송 후에도 반응이 좋고. 그런데 십수년이 지나 소라게가 될 줄은 몰랐어요."

▲ '두번할까요'에 이어 '신의 한 수: 귀수편' 개봉을 맞는다. 소감은.

"'권상우가 '귀수'를 통해서 이를 갈고 뭔가를 보여주려고 했구나' 그건 분명히 알아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전 우리나라 배우들이 연기를 진짜 잘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권상우라는 배우가 '연기 잘한다'며 감탄하는 배우는 아닐지언정 '이 역할은 권상우가 아닌 누군가를 상상할 수 없구나'라고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선택하는 작품에선 제가 맡은 바를 제대로 보여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