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이 자사 펀드 환매중단 조치를 내리면서 시장에 파장이 일고 있다. 국내 펀드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 하락으로 인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고객들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조치의 여파가 커지고 있다. 국내 사모펀드 업계 1위인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14일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게 됐다는 의미다. 

   
▲ 사진=라임자산운용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 총 8466억원의 환매가 중단됐다"면서 “총 환매 연기 금액은 최대 1조 3363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모채권(37개, 3839억원)과 메자닌(18개, 2191억원), 무역금융(38개, 2436억원) 등 3가지 펀드가 환매 중단사태의 중심에 놓인 모습이다.

특히 메자닌 투자의 경우 이번 사태의 핵심고리로 지목된다. 메자닌이란 주식과 채권 중간에 있는 상품을 일컫는 말로, 라임자산운용은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 거액을 투자했다.

이후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이미 주식으로 전환한 CB손실이 확대됐고, 아직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은 CB는 만기가 남아있는 상태라 환매가 중단된 모습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사모펀드 1위’ 자산운용사라는 수식어에 걸맞지 않는 라임자산운용의 부실한 운용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즉, 이른바 ‘좀비기업’이 발행한 자산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면서 위험을 자초했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라임이 투자한 기업 중에는 배임·횡령 문제가 불거진 기업들이 있었다.

라임자산운용 내부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터졌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라임자산운용 임원 A씨가 횡령 및 배임 행위를 저지른 정황을 포착,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미 금감원은 지난 8월부터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고강도 검사를 진행해 왔다. 수익률 돌려막기·전환사채 편법거래 등의 의혹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련의 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을 넘어서 업계 전체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유령주식’ 사태부터 금융투자업계의 신뢰도에 치명적인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펀드 투자업계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투자금 회수로 이어진다면 그 자체가 또 다른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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