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기간 중 사무실 이전·업무용 차량 개조
국토부, 이재광 사장에게 '경고' 처분 내려
   
▲ 이재광 HUG 사장이 지난14일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에 참가했다. /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손희연 기자]이재광 HUG(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의 방만한 경영이 논란에 휩싸이면서 그 이유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 사장은 공사 예산을 사용해 공용 차량을 개조하거나 임대 기간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사무실을 이전하는 등 공사 예산을 낭비한 이유로 지난 8월 중순 국토교통부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에서는 의원들이 이재광 사장의 자진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17일 관련 업계와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재광 HUG 사장의 '방만경영'과 '황제의전'이 도마 위에 올랐다. 

우선 HUG 사옥과 사무실 이전을 놓고 문제가 제기됐다. 

국정감사에서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지난해 10월 갑작스럽게 사장실과 임원실이 있는 서울역 인근 집무실을 여의도로 옮겼다"며 "1년 동안 의무 임대차 기간이 남아있어 결과적으로 3억 5000만원의 임대료와 관리비 손실을 입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여의도 빌딩에는 국토부의 요청이 없었는데도 장관실까지 만들려고 했다"며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이 사장이 풍수지리에 심취해 불필요한 사무실 이전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풍수지리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서라벌대 풍수명리학과 교수를 불러다가 강의를 한 적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장은 부산 해운대구 고급 주상복합 사택을 받고도 더 넓고, 더 높고, 더 좋은 조망이 나오는 집으로 옮긴 후 1200만원가량을 들여 침대와 식탁 등을 교체한 사실도 있었다. 이 의원은 "이 사장이 부산 해운대 사택을 주상복합아파트 4층 49평형에서 34층 52평형으로 옮긴 것도 풍수지리 때문”이라며 “(그런 사장이)무주택자 서민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이재광 사장은 HUG 노조 조합원들에게 노조를 탈퇴하도록 종용하고, 지인을 부당하게 채용시켰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용호 의원은 "(이 사장은) 심지어 지인 채용 비리 의혹으로 민정수석실 조사도 받았다"며 "사장 때문에 직원들도 경고를 받았다. 나였다면 이 정도면 관뒀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사장은 공용차량을 독점 사용하고 1200여만원을 들여 호화 개조(튜닝)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HUG는 기존 차량의 임차 기간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추가로 업무용 차량을 임차해 기존 차량의 잔여 임차 기간에 해당하는 임차료 933만원을 낭비했다. 신규 업무용 차량에 대한 내부 개조 비용으로는 1243만원을 사용했다. 

이어 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사장이 취임 후 1년 6개월 동안 여섯 차례에 걸쳐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고 비판했다. 전임자인 김선덕 전 사장보다 세 배나 많은 수준이다. HUG가 해외에서 사업을 진행하지도 않는데 이 사장은 지나치게 많이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비판이다. 이밖에 HUG는 직원 결혼에 100만원씩 지급하는 경조사비, 5성급 호텔까지 지원하는 직원 휴양소 제도, 연 1% 금리의 특혜대출도 공사의 방만 경영 실태로 지적 받았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HUG의 방만 경영 문제에 대해 "'허그'인지 '헉'인지 모르겠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강 의원은 "작년에도 HUG의 방만한 예산 운용에 대해 지적했는데 전혀 개선된 바 없다"며 "자체 관사가 타 기관보다 훨씬 많은 44개나 되고, 주 52시간 근무 시행에도 불구하고 HUG는 야근 수당이 되레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 의원은 "HUG의 방만 경영 해소를 위해서라도 보증기관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국감장에서도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주승용 바른미래당 의원은 "답변도 제대로 안 하고 문제를 개선하려는 의지도 안 보인다"고 말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작년에도 비슷한 지적을 했는데 달라지는 건 없다"며 "이 순간만 모면하려는 것 같다"고 했다. 

각종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의원들은 이 사장의 자진 사퇴까지 주장했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이재광)사장 때문에 직원들이 경고를 받기도 했다"면서 "HUG가 윤리경영 D+ 성적으로 받았는데 창피할 노릇이다. 저 같으면 그만 두고 사퇴한다"고 말했다. 이헌승 자유한국당 의원은 "수사도 받아야 하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국정감사에서 연이은 지적이 이어지자 이 사장은 "지적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경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며 거부했다.

이같이 국정감사에서 이재광 HUG 사장의 방만 경영을 놓고 공공기관 사장 자질 논란까지 일고 있는 가운데 이 사장이 국토부로부터 올 8월 중순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낙하산 인사' 이재광 사장이 호화차량 개조, 임대 종료 안 된 사무실 이전 등 자신의 편의를 위해 1억원대의 공사 예산을 낭비하고, 국회에 허위 자료를 제출한 사유로까지해 지난 8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엄중 '경고' 처분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선 국토교통부가 이재광 HUG 사장에게 보낸 경고장이 '솜방망이' 처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토위 한 관계자는 "국토교통부가 내린 경고처분이 그동안 계속 지적된 이재광 사장의 방만한 경영들에 비해 너무 준수한 수준이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또한 계속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이재광 사장의 방만 경영 논란에 대해서 오는 21일 국토위 종합감사에서 다시 언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 수장인 이 사장에 대한 방만경영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어, 김현미 국토부 장관한테도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위 한 관계자는 "국정감사에서 이재광 사장한테 지금까지 지적된 사안에 대해, 김현미 장관에게도 당연히 책임을 물어봐야 하기에 이재광 사장의 방만경영 논란에 대한 질의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