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최종심의 통과…토성·고상건물·망루 등 확인
   
▲ 경남 함안 가야리 유적 발굴조사구역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경남 함안군 가야읍 '함안 가야리 유적'이 문화재청의 최종심의를 통과, 국가사적 제554호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가야시대 지배층 생활유적인 함안 가야리 유적은 남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신음천과 광정천이 합류하는 해발 45∼54m의 작은 구릉에 있다며, 21일 이렇게 밝혔다.

구릉 북쪽 가장자리에서 흙을 쌓아 만든 성곽인 토성(土城), 땅이나 물 위에 높게 지은 고상건물(高床建物), 망루(望樓) 등이 확인됐다.

아라가야의 왕도(王都) 가능성이 있는 이 유적은 아라가야 전성기인 5세기에 조성돼 6세기 멸망 때까지 사용된 것이다.

이 유적은 조선시대 함안지리지인 함주지(咸州誌, 1587년 편찬) 등 각종 고문헌에 '가야국의 옛 도읍터(伽倻國舊基)' 또는 '옛 나라의 터(古國墟, 古國遺址)'로 기록돼 있고, 남문외(南門外), 대문천(大門川) 등 왕성·왕궁 관련 지명이 아직 남아 있어 그동안 '아라가야 왕궁지'로 전해져 온 곳이다.

아라가야 최대 고분군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과 남문외 고분군(경상남도 기념물 제226호), 가야 최대 규모 굴립주건물(掘立柱建物, 기둥을 세워 만든 건물)인 '당산유적' 등 주요 가야유적들이 1㎞ 남짓한 거리에 분포, 가야읍 일대가 아라가야의 왕도였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지표조사만 하다가, 지난해 4월 경작지 조성 중 토성벽 일부가 우연히 발견되면서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대규모 토목공사로 축조된 토성과 목책, 건물지 등이 확인됐고, 특히 건물지 안에서 쇠화살촉과 작은 칼, 쇠도끼, 비늘갑옷 등이 출토돼 이곳이 군사적 시설임이 밝혀졌다.

잔존상태가 좋을 뿐만 아니라 주변 유적과 연계된 경관이 잘 보존돼, 고대 가야 중심지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사적 보존가치를 높이 평가됐다.

현재 발굴구간은 왕궁 등 주요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성곽과 군사시설의 일부이며, 연차적인 학술발굴조사와 심화 연구를 통해 아라가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재조명함으로써, 가야사 복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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