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들어 자본확충에 성공한 우리금융지주가 본격적으로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보험사와 증권사 등에 대한 합병 가능성, 우리종합금융의 증권사 전환설 등이 힘을 얻으면서 각각의 상황에 대한 여파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가 이번 달에만 5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성사시켰다. 지난 7월에도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우리금융은 최근 자본확충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3월과 9월에도 후순위채(조건부자본증권)를 각각 3000억원과 4000억원 규모로 발행한바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로써 우리금융지주의 올해 자본확충 규모는 1조 7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이는 비은행 계열사를 강화해야 하는 우리금융의 M&A를 위한 ‘실탄’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통상 M&A 과정에서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하락이 불가피하지만 우리금융은 내부등급법을 적용해 이 상황을 개선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의 BIS 비율은 지난 6월말 현재 11.08%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KB금융 등이 14%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는 우리금융이 올해 지주사 전환을 실시하면서 법령에 따라 위험가중자산(RWA) 평가에 ‘내부등급법’이 아닌 ‘표준등급법’을 적용하고 있는 까닭이다. 표준등급법은 감독당국 지침에 따라 금융회사 전체 평균을 따르게 된다. 반면 내부등급법은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으로 확보한 측정요소 활용이 허용된다. 기업 측에는 일반적으로 내부등급법이 BIS비율 산정에 유리하다.

우리금융의 경우 내년부터는 다른 회사들처럼 내부등급법 적용이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M&A를 위한 운신의 폭도 그만큼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이미 우리금융지주가 어떤 기업을 합병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전망이 나온다.

일단 보험사인 KDB생명과 더케이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의 인수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MG손해보험의 경우 우리금융이 직접 출자자로 등판한 상태라 합병의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증권사 중에서는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의 매각설, 그리고 우리종합금융의 증권사 전환설이 함께 나온다. 우선 우리종합금융이 증권사로 전환을 하고난 뒤 증권사를 인수해 두 회사를 합병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어느 쪽이든 우리금융이 비은행 자회사에 대한 M&A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주사로 전환한 우리금융지주로서는 비금융 계열사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자본확충의 폭과 속도를 고려할 때 내년부터 상당히 빠른 속도로 재정비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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