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11월 중간 심리 열리고 예정대로 내년 2월 말 경 5일간 정식재판
   
▲ 영국에서 복역 중인 줄리안 어산지./캡쳐=KBS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미국 범죄인 송환 정식 재판의 연기를 요청했으나 영국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21일 AP 통신에 따르면 어산지는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판사법원(Magistrates Court)에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정식 재판의 3개월 연기를 요청했다.

어산지는 재원이 풍부한 미국 정부와 다르게 자신은 런던 교외 벨마쉬 교도소에 수감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호인이나 재판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는데 있어 여러 모로 기회가 부족한 만큼 재판이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산지는 "그들(미국 정부)은 모든 이점을 가졌다"고 말했다. 어산지의 변호인 마크 서머스 변호사는 "언론인에 대한 스파이 혐의 기소라는 유례없는 사건을 방어하기 위해선 3개월 가량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머스 변호사는 "어산지가 런던 소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있을 때 미국 정부가 불법적으로 감시하거나 어산지에 대한 불법행위를 시도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 정부를 대변하는 제임스 루이스 변호사는 이번 절차에 있어서 어떠한 지연도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바네사 바레이서 웨스트민스터 치안판사는 이날 어산지의 연기 요청을 기각며 정식 재판이 예정대로 내년 2월 말 5일간에 걸쳐 열릴 것이라고 공시했다. 바레이서 판사는 "오는 11월과 12월 이와 관련한 중간 심리가 열릴 것"이라며 "어산지가 출석하기 편하도록 정식 재판은 벨마쉬 법원에서 열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어산지는 푸른색 스웨터와 스포츠 재킷 등을 입고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AP 통신은 체중이 조금 줄었으나 건강한 모습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법원 방청석에 자리 잡은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법원 밖에서도 어산지 지지자들이 모여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플래카드 등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는 후문이다.

한편 위키리크스를 통해 미국 외교 전문 등을 공개했던 어산지는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7년간 도피 생활을 했다. 이후 지난 4월 영국 경찰에 체포된 뒤 보석조건 위반 혐의로 징역 50주를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미국 법무부는 어산지를 방첩법(Espionage Act) 위반 등 18개의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 정부는 영국 측에 어산지의 송환을 요청했고, 영국 정부는 이를 전격 수락했다.

이에 따라 법원 결정이 내려지면 어산지는 미국으로 송환돼 재판을 받게 된다.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어산지가 미국에서 수십 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가능성도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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