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각사의 신제품 스마트 폰과 스마트 워치를 선보이며 새로운 경쟁의 시작을 알렸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플린트 센터에서 아이폰6·아이폰6+와 아이워치를 공개했고 이에 앞서 4일 삼성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 가전 박람회(IFA 2014)에서 갤럭시 노트4·노트 앳지와 갤럭시 기어S를 선보였다.

   
▲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S(위쪽)와 애플의 아이워치/삼성전자·AP=뉴시스

공개된 두 회사의 신제품들은 놀랍게도 서로의 장점들을 닮아있었다. 애플과의 특허소송에 시달리던 삼성전자가 노트4·노트 엣지에 애플의 전매특허였던 금속 프레임을 채용했고 뒤이어 발표된 아이폰은 4인치의 한손에 들어오는 크기에서 5인치대로 인치 업을 한 모델을 출시하며 패블릿폰 시장에 진출했다.

패블릿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노트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시작됐던 것이므로 스마트폰 업계의 양대산맥의 일종의 암묵적인 협의가 깨진 셈이라 이전보다 한층 격해진 스마트폰 시장 쟁탈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삼성·애플의 양사간의 자존심 대결은 스마트워치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내에서의 스마트워치는 지난해 9월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가 시초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6종의 스마트워치를 출시하며 인지도를 쌓아왔다. 반면 애플이 스마트워치를 출시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내년 상반기 시중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특히, 애플워치는 38㎜와 42㎜ 2가지 크기에 스테인리스스틸, 실버알루미늄, 18K로즈골드, 18K옐로골드 등의 재질로 총 6종을 선보인다. 6종의 시곗줄에 다양한 대기화면까지 달리하면 200만개의 색다른 디자인 구현이 가능하다고 애플 측은 설명한다.

이는 기존 삼성이 제조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내세우는 것과 정면으로 승부를 겨룰 기세다.

스마트워치를 스마트기기가 아닌 패션아이템으로 마케팅하는 점도 삼성전자를 닮았다. 삼성전자는 기어핏 등으로 패션쇼를 열면서 ‘스마트워치=패션아이템’이라는 이미지를 쌓아왔고 올해에는 기어S를 미국 뉴욕 맨해튼 링컨 센터에서 진행되는 뉴욕 패션 위크에도 소개했다.

애플은 이번 애플워치 공개행사에 패션업계 관계자들을 대거 초청하고 제품 종류 앞에 ‘시리즈’ 대신 ‘컬렉션’이라는 말을 사용했다는 점도 아이워치를 패션아이템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이며 삼성·애플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드웨적인 우수성으로 인정받던 삼성전자와 소프트웨어적인 우수성으로 인정받던 애플이 이번 신제품출시로 서로의 장점을 받아들이며 앞으로의 시장판도에 큰 변화가 일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