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분양가 내려가면 인근 집값도 내려가"
분양가 상한제 전부터 시장 과열 현상 짙어
새 아파트 희소성 커져·풍선효과 등 부작용
   
▲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손희연 기자]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부가 목표로 하는 집값 안정화가 실현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오는 29일 관보에게재되면 곧바로 시행할 수 있다. 서울 25개 구를 비롯해 경기 성남 분당과 하남시, 광명시 등 31개 투기과열지구가 대상이다.

정부는 시·군·구 뿐 아니라 동(洞) 단위까지 이른바 '핀셋 규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더는 늦출 수 없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구·강동)와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 등 이른바 '마용성'이 시행 지역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가운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을 놓고 정부가 목표로 하는 주택시장 안정화를 이끌어 낼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아파트 분양가격이 내려가면 인근 집값도 내려가 주택시장이 안정화 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논리다.

현재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예고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 서울 아파트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10월 셋째주 기준 0.07% 올라 18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구·강동)를 비롯해 마포와 용산, 성동구 등이 상승세를 주도하는 양상이다. 

강남권에서는 주요 신축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매섭다. 지난해 준공한 서초구 방배아트자이의 전용면적 84.9㎡는 지난 2일 18억원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반포자이의 59.9㎡는 19억7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매매가가 20억원에서 형성됐다.

청약 시장 내에서도 청약 경쟁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기 전 주변 시세대비 낮은 분양가에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KCC건설이 공급하는 '이수 스위첸 포레힐즈'의 1순위 청약에서 154가구 모집에 7375명이 몰려 44.7대 1의 평균경쟁률을 보였다. 전용 59㎡B형에서 최고 경쟁률이 나왔다. 13가구 모집에 2992건이 접수돼 230.15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부터 시장 과열 현상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주택 시장 안정화를 놓고 전망은 엇갈린다.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가 낮아지면 주변 아파트값도 함께 낮아져 시장 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는 예상과 새 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기존 아파트값이 희소성이 커져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하면 새 아파트 물량이 감소해 기존 3~5년 신축 아파트들에 대한 희소성이 더 커져 집값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없다"며 "다만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격이 낮아지는 주변 아파트값은 단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핀셋규제로 동별로 적용 지역을 선별하는데, 풍선효과 우려 등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꺼내 들면서 서울 집값을 잡을 경우 지지층 표심을 얻으면서 정치적 입지를 높일 수 있는 표심 공략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현미 장관은 현재 일산 지역구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만큼 4선 도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이 김현미 장관에게 총선 출마 가능성을 묻자 김 장관은 "현재까지는 총선에 출마한다는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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