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은행이 우리나라의 올해 3분기 성장률을 0.4%로 발표하면서 경제전망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기업에 비유하면 ‘어닝 쇼크’에 가까운 결과가 나옴에 따라 연간 경제성장률도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 만에 성장률이 2%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은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보다 0.4%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 증가한 모습이다. 이번 발표는 속보치로 향후 잠정치에서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세부 내용을 보면 승용차 등 내구재 소비가 늘어난 결과 3분기 민간소비는 0.1% 증가한 모습이다. 그러나 일본여행을 중심으로 한 해외여행(국외소비)과 의류 등 준내구재 소비는 감소했다.

반면 정부소비는 1.2% 증가했다. 이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늘어난 결과다. 고3 무상교육으로 교육비 일부가 GDP 내에서 민간 소비가 ‘정부 소비’로 이전된 점도 영향을 줬다.

건설투자는 건물·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5.2% 줄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덕에 0.5% 늘었다. 단,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투자는 줄어든 모습이다. 또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4.1% 증가했고 수입은 0.9% 증가했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3분기 성장률은 시장의 예상을 하회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0.5∼0.6% 성장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0.4%라는 결과에 대해 일각에서는 ‘어닝 쇼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게 된 배경으로는 정부의 ‘재정지출 효과 반감’이 손꼽힌다. 지난 2분기에 재정을 대거 끌어다 쓰면서 성장률이 반등했지만 3분기에는 그 여력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2분기 1.2%포인트에서 3분기 0.2%포인트로 떨어졌다.

이제 시선은 ‘연간 성장률’로 모아진다. 과연 올해 대한민국이 연간 2%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다. 대한민국은 1960년대 산업화 시대 이후 제2차 석유파동이 터진 1980년(-1.7%), 외환위기를 맞은 1998년(-5.5%),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등 3차례를 제외하면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현 상황으로는 2% 달성이 쉽지 않다.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에는 4분기에 1% 성장을 해야만 연간 2%를 달성할 수 있는데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지난 2분기 1.0% 성장률을 달성하긴 했지만, 이는 1분기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재정지출 효과로 봐야하기 때문에 4분기에 기대하기는 어렵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연간 2% 성장률은 불가능해진 모습”이라고 전제하면서 “정부와 국민 대다수가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한 채 침체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어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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