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금융사들이 업무 환경을 디지털로 전환하며 인재 채용 풍속도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올 하반기 살짝 열린 금융권 채용 시장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선도할 이공계 인재가 채용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이 은행 17개사·카드 8개사·보험 41개사·증권 42개사 등 금융회사 108곳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 추진 현황을 조사한 결과, 71개사(65.7%)가 디지털 전환을 활발하게 추진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디지털 전환이란 고객, 외부환경 등의 변화에 따라 기업이 디지털과 물리적인 요소를 통합,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상품·서비스 등을 만들고 경영에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기업들은 올해 총 164건의 디지털 전환 사업을 계획으로 잡고, 총 5844억8000만원의 예산을 배정한 것으로 집계됐다. 

디지털 전담조직을 둔 금융사는 63곳(58.3%)으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평균 56.4명의 인력이 배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36개사(33.3%)는 디지털 전담조직의 책임자를 임원으로 지정했다. 

금융업계의 전환 흐름에 따라 업계에서 바라는 인재상의 모습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온느 31일까지 채용문을 열어둔 KB국민은행은 KB 자체 AI 모델을 설계·개발할 공학 전문가를 찾고 있다. 합격자는 자체 AI 모델 외에 머신러닝(딥러닝) 등 AI 기술을 활용한 챗봇 서비스 개발을 담당한다.

또한 은행 내 AI 전략을 담당하고 업무 제휴를 추진할 전문가도 채용 중이다. 컴퓨터공학, 수학, 산업공학, 경영공학, 통계학 전공자를 대상으로 한다. 

신한은행도 AI 엔진 기반 서비스 개발 등을 맡은 디지털·ICT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현재 서류 접수는 마감됐으며, 면접이 진행 중에 있다. 최종합격자는 다음달 발표될 예정이다.

하나금융티아이 산하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은 석·박사급 AI와 빅데이터 분야의 경력직 전문가 모시기에 나섰다. AI와 관련한 선행개발 과제를 연구하고 빅데이터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등의 업무를 맡는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도 디지털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이달 말 공고를 통해 신입 직원 30여명을 공개 채용할 예정이다. 

SBI저축은행은 최근 모바일뱅킹 플랫폼 '사이다뱅크' 출범을 기점으로 본사 조직의 디지털 관련 인력을 50여명까지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IT 인력을 확대 채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약 80여명의 신입을 공개채용한다. 특히 디지털 부문을 중심으로 신입·경력 직원 충원이 활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하반기 그룹 공채로 70여명의 신입과 경력 직원을 채용하는 OK저축은행은 내년 디지털뱅킹 플랫폼 출범을 앞두고 디지털 및 IT 부문 중심 인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선 금융사들의 하반기 채용 화두는 'IT인재'라며 향후 인력은 더욱 줄어들고 IT 시스템이 그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사에서 선호하는 직무는 대부분 IT 관련 분야"라며 "금융사들이 IT인력 충원을 통해 미래 인건비를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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