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세혁(29·두산 베어스)이 한국시리즈에서 빛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두산이 우승에 한 발 앞으로 다가섬에 따라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한국시리즈 MVP 부자(父子)' 탄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두산은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한국시리즈 키움 히어로즈와 3차전에서 5-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3연승을 내달리며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까지 1승만 남겨두게 됐다. 

박세혁은 이날 3차전에서 포수(9번타자)로 선발 출전, 4타석 2타수 2안타 2볼넷으로 100% 출루하며 2타점 1득점 맹활약을 펼쳐 팀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3회초 무사 1루에서 3루타를 날려 선제 타점을 올렸고, 8회초 2사 3루에서는 쐐기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 경기 MVP로 박세혁이 선정됐다.

이날 뿐 아니라 박세혁의 이번 한국시리즈 3경기 활약상은 돋보였다. 투수들과 좋은 호흡을 보이며 안방을 든든히 지켜냈고, 시리즈 타율 4할2푼9리(10타석 7타수 3안타)로 두산 타자들 가운데 타율이 가장 높다.

만약 두산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고, 박세혁이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한국시리즈 MVP 후보로 손색이 없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색다른 의미로 주목받은 양 팀 선수가 있다. 박세혁과 키움의 이정후다. 둘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2세 야구인이다. 박세혁의 아버지는 박철우 두산 퓨처스 감독, 이정후의 아버지는 이종범 LG 2군 총괄코치다. 

   
▲ 사진=두산 베어스


박철우 감독과 이종범 코치는 세대는 조금 차이가 나지만 해태(KIA 전신) 타이거즈의 전성기 때 강타자이자 스타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이 한국시리즈 MVP 수상 경력이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박철우 감독은 해태에서 현역으로 뛰던 1989년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이종범 코치는 1993년과 1997년 역시 해태에서 두 차례나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박세혁이든 이정후든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된다면 사상 최초의 '부자 MVP'가 탄생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두산의 3연승과 함께 박세혁이 MVP에 가깝게 다가섰다.

그런데, 확률이 낮아지긴 했지만 키움이 앞으로 4경기에서 리버스 스윕으로 대역전 우승을 한다면? 이정후의 MVP 가능성이 높다. 이정후는 팀의 3연패로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고 있긴 하지만 시리즈 타율 5할(12타수 6안타)로 양 팀 통틀어 최고 타율을 올리고 있다. 앞선 SK와 플레이오프에서 이정후는 발군의 활약으로 MVP를 차지해 이미 포스트시즌 MVP 영광을 맛본 바 있다.

아직 박세혁과 이정후의 '2세 MVP' 대결은 끝나지 않았다. 두산이 연승 기세를 몰아 일찍 시리즈를 마감하느냐, 키움이 대반격에 나서느냐에 따라 둘의 희비도 갈릴 것이다. 어쨌든 MVP 2세는 큰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 팬들은 '야구 DNA'가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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