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두산 베어스가 키움 히어로즈의 도전을 뿌리치고 대망의 한국시리즈 여섯번 째 우승을 달성했다. 쓰러져도 쓰러져도 또 일어나고 일어나 일궈낸 우승, 두산은 진정한 챔피언이었다.

두산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1-9로 이겼다. 이로써 두산은 4연승으로 키움을 제압하고 지난 2016년 이후 3년만에 정상을 탈환하면서 'V6'에 성공했다.

최근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 3번이나 우승한 두산은 '왕조시대'를 누리고 있음을 만천하에 알렸다.

올해 두산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그 과정이 그렇게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정규시즌에서는 순위가 3위로 떨어졌던 것을 막바지 대역전 레이스를 펼치며 기어이 우승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비록 4연승을 하긴 했지만 숱한 고비를 스스로 헤쳐내며 정상을 밟았다.

   
▲ 우승 확정 후 한데 어울려 환호하고 있는 두산 선수들. /사진=더팩트 제공


정규시즌에서 두산은 8월 중순까지만 해도 선두 SK에 9경기 차나 뒤진 3위였다. 따라잡기 힘든 승차를 극복한 두산의 저력은 놀라웠다. 정규시즌 마지막날 NC전에서 2-5로 뒤지던 경기를 6-5로 뒤집었고, SK와 동률을 이루면서 시즌 상대전적에서 9승7패로 앞서 드라마틱하게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국시리즈 4경기는 5-0 완승을 거둔 3차전을 제외하면 매 경기 접전이었다. 

1차전에서는 6-1로 앞서던 경기를 키움에 맹추격당해 6-6 동점까지 허용했다. 자칫 분위기가 키움 쪽으로 넘어갈 수 있었으나 두산 선수들은 9회말 상대의 실책(유격수 김하성)을 놓치지 않고 물고 늘어져 오재일의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승리를 엮어냈다. '명장' 반열에 오른 김태형 감독은 9회 찬스에서 페르난데스의 스리피트 룰 위반 판정이 나왔을 때, 비디오판독에 대해 '일부러' 항의를 하다 퇴장 당했다. 감독이 퇴장을 불사하고 보낸 메시지를 선수들이 끝내기 승리로 화답했다.

2차전에서는 역전 끝내기의 묘미를 보여줬다. 2-5로 끌려가던 경기를 8, 9회 공격에서 뒤집었다. 8회말 1점을 만회했고, 9회말 3점을 뽑아내 또 끝내기로 역전승을 거뒀다. 포기하지 않는 두산, 막판 역전극을 펼칠 줄 아는 두산의 이미지가 강해졌다.

우승을 결정지은 4차전도 두산은 쓰러졌다 다시 일어났다. 초반 3-8로 뒤졌다. 키움 불펜의 힘을 감안하면 뒤집기 쉽지 않은 5점 차였다. 그러나 두산에게 포기는 없었다. 4회초 허경민의 2루타로 한 점을 낸 뒤 5회초 대거 5점을 몰아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승리를 눈앞에 뒀던 9회말 수비 실책(3루수 허경민)으로 동점을 내줘 연장으로 넘어갔지만, 위기에서 더 힘을 내는 두산이었다. 10회초 오재원이 안타를 치고 나가 만든 찬스에서 오재일과 김재환, 두 중심타자가 연속 적시타를 때려 승리를 불러왔다.

두산의 기세에 눌린 키움은 1승도 맛보지 못한 채 씁쓸하게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퇴장했다.

'미라클 두산', 2019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한 두산에게 이보다 더 어울리는 수식어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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