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실적이 전체성적 견인…비이자이익 전망 '흐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금융지주회사가 올해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지만 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초저금리 장기화, 해외파생상품(DLF‧DLS) 사태까지 겹쳐 수익성 지표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지주회사들이 지난주 나란히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가장 좋은 실적을 낸 곳은 신한금융으로 당기순이익은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2조 89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3분기 누적 기준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 사진=연합뉴스


신한의 뒤를 이어 KB금융도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 7771억원의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다. 하나금융도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404억원을 기록해 앞선 두 회사와 함께 순익 2조원 대에 합류한 모습이다. NH농협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 3937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약 29%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금융지주사들의 양호한 실적은 각사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들의 실적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은행만 두고 봤을땐 KB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익이 2조 67억원으로 1위다. 신한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3.1% 늘어난 1조 9763억원의 순익을 거뒀으며 KEB하나은행도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1조 7913억원을 나타냈다.

문제는 은행들의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3분기 기준 신한금융과 신한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각각 1.99%와 1.53%로 전분기에 비해 각각 0.04%포인트와 0.03%포인트 감소한 모습이다. 신한은행의 NIM은 작년 4분기 1.61%에서 현재 1.53%까지 떨어진 상태다.

타 금융지주사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KB금융과 국민은행의 3분기 NIM은 각각 1.94%와 1.67%로 전 분기에 비해 0.03% 떨어졌다. 하나금융과 KEB하나은행의 NIM도 각각 전분기에 견줘 0.09%포인트와 0.07%포인트 떨어진 1.72%와 1.47%를 기록 중이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은행은 역대 최저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내년 무렵 추가 인하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의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사태로 인해 금융사들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가 떨어진 부분도 각 회사들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리적으로 봤을 때에도 금융상품 시장의 위축이 ‘비이자 부문’ 실적의 침체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이번 3분기에도 신한금융을 제외한 KB금융, 하나금융, 농협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누적 수수료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나란히 감소한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경제의 경우 금융위기 상황이 아닌데도 성장률 2%선이 무너지는 상황이 확실시 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경제침체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 되는 금융사들의 경우 그동안 제기된 실적악화 우려가 점차 현실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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