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다소 악화…IPO‧채권분야 '각광'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금융업계에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증권사들의 수익구조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이미 3분기 실적에서부터 변화가 감지된 가운데, 4분기 수익을 지켜내기 위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신규상장(IPO)과 채권수익 등에 비중을 두고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모습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업 직접금융 시장 규모가 크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자료를 보면 공모를 통한 주식·회사채 총 발행 실적은 13조 2467억원을 기록해 전월 대비 8.9% 줄었다. 기업어음(CP)·단기사채 발행 역시 128조 4031억원을 기록해 전월보다 0.8% 감소한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이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특히 주식발행 규모가 전월 4946억원 대비 대폭 줄어든 896억원에 그쳤다는 점이다. 기업공개(IPO)의 경우 코스닥 5건에 그쳐 전월 862억원의 절반 수준인 446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유상증자도 코스닥 시장의 네이처셀과 손오공 등 2건 총 450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전월 4084억원 대비 무려 3634억원 줄어든 것이다.

작년과 비교하면 올해의 침체는 더욱 두드러진다.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월별 주식 발행 추이는 4000억~6000억원 수준에서 형성됐지만 올해는 1000억~30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3분기 전체를 통틀어도 주식발행 시장은 1조원을 겨우 넘긴 정도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까지 내려오면서 4분기엔 기업 직접금융 조달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아울러 이미 상장된 롯데리츠와 지누스를 포함해 한화시스템과 같은 대어급 기업이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어 주식 발행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에도 업계는 최근 일련의 상황을 ‘불확실성 증가’로 보고 우려하는 기색이다. 실제로 올해 3분기 국내 증권사의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다소 부진했고, 순이익 기준으로 봐도 이전 분기 대비 약 15~35%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설상가상으로 업계에 거듭된 악재는 금융소비자들의 인식마저 나쁘게 만들었다. 작년 유령주식 사태에 이어 올해 해외파생상품(DLS) 원금손실 사태, 라임자산운용 환매불가 조치 등 악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각 증권사들의 채권 운용부서가 수익 침체시기 ‘수훈갑’ 역할을 하면서 수익을 방어했다. 올해 상반기부터 채권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채권분야에서만큼은 연간목표 수익을 일찍 채웠다. 이후 큰 모험을 하지 않고 이미 실현된 수익을 지키면서 분기수익에 공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해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시기에 악재가 이어지면서 다들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올해와 같이 채권분야에서 안정적인 포지션을 취하면서 신규상장이나 해외부동산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모델이 그나마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