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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숭호의 돌아보기] 차인표가 왜 사과를 하나?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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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11-01 14:3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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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표가 사과를 했다. 경기 용인시(내가 사는 곳이다)90평대 아파트를 10억 원 정도에 샀는데, 그게 전 법무부 장관 조국의 종질(從姪. 오촌조카) 부인 명의로 된 아파트였다는 거다. 그 종질은 문제의 조국펀드와 관련돼 구치소에 갇혀 있다. 차인표는 자기에게 집을 판 여성이 그의 아내인지 전혀 모르고 있다가 한 신문기자가 찾아와 묻는 바람에 사정을 알게 됐다고 한다.

기사를 읽은 못난이 몇 명이 “90평대 아파트가 10억 원이라니, 당신과 그 종질이 짜고 매매한 거 아니냐?” 따위의 악플을 달았던 모양인지 차인표는 깜짝 놀라 즉시 사과문을 냈다. “이 아파트가 그 사람과 관련이 있다는 건 금시초문입니다. .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번에 우리 부부가 아파트를 산 일로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신다면 가족을 대표해서 사과를 드립니다라고 썼다.

참 웃기는 일이다. 상처를 입은 분들에게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사과드립니다? 상처를 누가 입혔나? 스스로 상처를 내놓고 너 때문에 다쳤다고 악을 쓰는 자들이 소위 악플러들 아닌가. 악플이 더 안 달리게끔 선제적 대응을 한 건 이해가 되는데 단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저자세로 사과를 해야 한다니 씁쓸하기 짝이 없다. 악플이 사람을 잡는 곳, 악플 때문에 사람들이 스스로 모진 선택을 하게 되는 곳, ‘대한민국연예인이어서 그럴 것이다.

앞으로는 집을 구매할 때 집 주인께서 무슨 일을 하시는지, 어떤 상황에 계신 분인지, 어렵겠지만 최대한 파악한 후 신중하게 집을 사겠다고 덧붙일 때 차인표의 심정은 어땠을까. 거기 집 산 게 뭐가 잘못인가? 내 집 부근이라 아는데, 그 아파트는 90평이라고 해도 지은 지 오래됐고 서울과 좀 멀어 시세는 10억 정도다. 산과 가까워 공기가 좋아 서울서 내려와 낡은 집 싸게 사서 고쳐 쓰는 사람이 많다.

   
▲ 정숭호 칼럼니스트·전 한국신문윤리위원

조국과 관련해 상처를 입은 모든 사람들에게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정말로 사과해야 할 사람은 차인표는 절대 아니다. 딴 사람들이다. 한두 명이 아니고 엄청 많다. 그중 한 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해찬은 사과를 하긴 했는데, 엉거주춤한 사과여서 자기편에게서도 욕을 먹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조국 사태와 관련해 여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히고, “검찰개혁이라는 대의에 집중하다 보니 국민, 특히 청년이 느꼈을 불공정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좌절감은 깊이 있게 헤아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광화문에서 밤을 새우며 조국 사퇴를 외쳤던 사람들을 달래기엔 한없이 미흡한 이 사과를 놓고 사과를 하려면 조 전 장관을 지키지 못한 걸 사과해야지, 이게 여당 대표가 할 언행인가”, “당원들 X무시 하는 대표라는 작자를 처음 본다. 누가 조국 장관님 사퇴시켰는지 잘 알겠다. 이해찬은 책임지고 사퇴하라는 비난과 야유가 같은 편에서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사과를 안 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이 그의 속마음일 것 같다.

내가 정말 무조건적 사과를 했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은 지난달 29일 체포영장이 발부된 윤지오와, 그를 감싸고 부추기고 떠받들었던 사람들이다.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증인으로 행세했던 윤지오의 말과 행동은 처음부터 이상하기 짝이 없었다. 앞뒤 안 맞는 말을 듣기 거북한 코맹맹이 소리로 쉴 새 없이 쏟아놓고, 장자연 사건의 진상을 밝혔다는 책을 팔아먹고, 후원금까지 모아 캐나다로 달아난 윤지오의 뻔뻔스러움은 원래 그런 거려니 하고 체념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런 윤지오를 국회와 스튜디오로 불러내 후원금을 모을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고, 그것도 부족해 그를 거악을 척결하러온 의인으로 대접했던 사람들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그가 여권이 취소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자로 오를지도 모르는 상황은 모르는 척할 뿐 아니라, 나아가 나도 윤지오에게 속았다, 나도 피해자라는 식으로 발뺌만 한다.

이 뻔뻔한 자들, 그러고도 그들은 여전히 자신은 정의롭고 공정하며 투명하다고 떠들고 다닌다. 이 중 정치인은 정치를 못하게 하고, 언론인은 입을 막아버리는 방법은 없을까, 혼자 고민해 본다.  /정숭호 칼럼니스트·전 한국신문윤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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