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국 신·증설 행진…다운사이클 지속
태양광·자동차배터리 등으로 활로 모색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석유화학업계를 덮친 다운사이클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9400억원, 314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에 그쳤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7.5% 떨어졌다.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으로 올레핀부문의 수익성이 유지됐음에도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은 중국 파라자일렌(PX) 신규 설비가 대규모 가동으로 아로마틱부문 수익성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루이지애나 에탄크래커(ECC) 상업생산 개시가 실적에 반영되고, 내년 초 자회사인 롯데첨단소재와의 합병 시너지가 나타나면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1위 자리를 다투는 LG화학의 영업이익도 비슷한 수준(-36.9%)으로 하락했다. LG화학은 올 3분기 7조3473억원의 매출과 38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G화학은 전지부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지부문은 소형 IT전지 출하 확대 및 전기차 신모델향 전지 출하 본격화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4분기에는 유럽 고객사를 중심으로 자동차전지 출하가 늘어날 전망이다.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LG화학 대산공장·롯데케미칼 울산공장 야경·금호석유화학 고무공장·한화케미칼 울산공장 전경/사진=각 사


한화케미칼은 그룹 차원에서 신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는 태양광사업이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올 3분기 한화케미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5% 가량 늘어난 1066억원으로, 이 중 태양광부문이 400억원 가량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케미칼의 자회사인 한화큐셀코리아는 지난해 4분기 4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으나, 올 상반기 816억원 흑자로 돌아선 바 있다. 또한 호주·미국·남미 지역 최대 규모 전시회에 잇따라 참가, 프리미엄 라인업을 선보이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합성고무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금호석유화학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5% 급감했다. 이는 아시아 지역 부타디엔 가격 상승을 스프레드 개선폭이 따라잡지 못하면서 범용 고무의 수익성이 낮아진 탓으로, 수급 악화로 특수고무 수익성도 저하됐다.

금호석유화학은 4분기 전기 판매단가(SMP) 상승에 따른 에너지부문 수익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으며,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아시아나항공 지분(12.0%)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를 노릴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1회 화학산업의 날'에서 "최근 화학산업은 다양하고 거센 도전에 직면했으며, 미래 불확실성을 줄이고 혁신성장을 지속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핵심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고부가가치와 고기능성 중심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동준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장은 "주요국 시장 및 통상환경에 치밀하게 대응하고, 수입규제에 대한 민관 합동 대응이 필요하다"며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또는 신규 체결시 관세를 철폐하고, 소재 원천기술 개발 및 공정 고도화를 위한 R&D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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