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 몰린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1주일만 1억원가량 호가
"정시 확대는 좋은 취지...하지만 조국 자녀 불법 입학 제도 탓하는 정부 문제"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가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 등 폐지와 정시 확대를 발표하자 서울 강남 주택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대적인 교육 제도 개편에 따라 이른바 강남 8학군 등 명문대 진학률 높은 곳으로 이사하려는 맹모(孟母)들이 늘면서 대치동, 양천구, 목동 등 서울 교육 특구 지역 주택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는 모양새다. 

   
▲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4일 업계에 따르면 명문 학군과 학원가가 몰린 대치동과 목동을 비롯해 마포구 대흥동, 송파구 잠실동 등의 아파트 단지의 매매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강남구 인기 신축 단지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 주택형은 지난달 주말 29억원(고층)에 매물로 나왔다. 불과 1주일만에 1억원가량 호가가 상승한 것이다.

해당 단지는 대치동 학원가와 가깝고, 단대부고·중대부고·숙명여고 등 강남 8학군 명문 학교가 인접해 있어 대표적인 학군 단지로 꼽힌다. 전용 84㎡는 지난달 27억98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된 뒤, 지난주 초까지 27억원 중반에서 28억원 초반대의 호가를 유지하다가 정시 확대 발표 소식 직후 28억원 중반에서 29억원대의 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또 인근 입주 11년 차인 '대치아이파크' 전용 59㎡도 주말 20억원(저층)에 매물이 등장했다. 해당 주택형은 지난주 초만 해도 18억 후반에서 19억 중반을 호가했는데 일주일 새 5000만원가량 더 뛴 것이다.

이같이 국내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대치동에서는 한 달 새 아파트값이 수천만원 이상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서울대 배출 상위 5위 안에 드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강남 8학군 명문학교가 인접한 단지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게다가 재건축 이슈와 맞물려 학군 수요가 맞물린 목동 일대 매매값과 전셋값도 급등세다. 목동 학원가 중심지이자 주변에 목운·서정초, 목동중, 신서·양정·한가람·진명여고 등이 밀집한 신시가지 7단지 전용 101㎡형은 한달 여 만에 1억원이 올라 매매가격이 19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그동안 교육정책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주요 변수 중 하나였다. 정부가 대입에서 정시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학군 우수 지역이 자극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여파로 서울 주택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잇단 정부 정책 변경이 집값 뇌관을 자극하는 불쏘시개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감정원에서 조사한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상승했다. 서울은 지난주 0.08%에서 이번주 0.09%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강남 4구는 지난주와 같은 0.12% 상승폭을 유지했다.

전반적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송파구 0.13%, 서초구 0.12%, 강남구 0.10%, 강동구 0.10%의 상승세를 보였다. 강남4구 이외에 영등포구(0.11%)는 여의도, 신길, 영등포동 위주로, 강서구(0.10%)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등촌, 방화, 염창동 위주로 상승했다.

한 부동산전문가는 "정시 확대 제도는 좋은 취지만 그 과정이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며 "최근 이슈가 된 조국이 불법으로 자녀를 대학과 대학원을 보내고 그걸 제도 탓하는 정부의 시각이 문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간 자사고 폐지와 정시 확대는 없다고 주장한 교육부 입장이 정부의 한 만마디로 정시를 확대한 것은 결국 학부모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강남의 집값이 과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한번의 교육 제도 개편은 주택시장 과열 불쏘시개 역할만 하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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