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의 조기개장 여부가 이달말까지 미뤄진 가운데 신동빈 회장 등 롯데그룹의 수심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시가 15일 제2롯데월드 저층부 사전 개방(프리오픈)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점검단으로부터 임시개장에 ‘문제 없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이달 말까지 점검을 계속하겠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당초 시는 제2롯데월드 임시개장 여부를 두고 시민들이 안전 및 교통 등의 문제를 우려하고 있어 지난 6일부터 열흘 간 시민을 대상으로 프리오픈을 통해 최종 임시 개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 15일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초고층 타워동 공사 현장 82층에서 건설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들이 안전 점검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그러나 시는 비(非)전문가인 일반 시민이 안전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이날 건설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의 공사장 안전점검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날 현장에는 안무영 한국건설안전협회 회장과 박구병 한국시설안전공단 건설안전본부장 등 8명의 자문단이 제2롯데월드 전체 123층 가운데 82층까지 올라간 월드타워동 코어(중앙 기둥)과 애비뉴엘(명품관) 옥상의 방호데크 등을 둘러보며 안전성 여부를 확인했다.

자문단은 현장을 둘러본 뒤 “공사장 안전은 양호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안 회장은 “초고층 건설 안전 부문에 대해선 공사장 난간 정비 등 미비한 보완 사항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양호한 편”이라며 “저층부 임시 사용 승인 여부에 영향을 줄 만한 사안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자문단이 점검한 내용은 지난 3일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 프리오픈을 결정하기 전 자체 점검을 실시했던 현장과 같아 ‘보여주기식’ 점검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자문위원인 안 회장은 “자문단이 그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 롯데건설이 잘 이행한 것으로 안다”며 “안전 점검은 저층부 임시 사용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123층이 다 지어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제2 롯데월드’ 임시 개장이 미뤄지면서 신 회장을 더욱 초조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임시 개장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이유는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생일인 다음달 4일 즈음에 맞춰 ‘제2 롯데월드’를 개장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신 총괄회장이 제2 롯데월드의 개장을 평생의 숙원사업으로 생각하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제2 롯데월드 인근 송파구 주변에는 롯데백화점, 롯데칠성음료, 롯데주류, 롯데마트 등 주요 그룹 계열사와 함께 롯데의 놀이 공원 등이 둘러싸여 있어 롯데타운을 조성해왔다. 이는 신 총괄회장의 평생 사업성과가 이곳에서 마무리되는 셈이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