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를 푸가 형식으로 무대화
6∼17일 서울 남산예술센터 공연
[미디어펜=장윤진 기자] 19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에 맞서다 죽음을 맞은 이들과 그 후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받는 내면을 그린 연극 '휴먼 푸가'가 막을 올랐다. 

6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초연되는 '휴먼 푸가'는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6번째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를 원작으로 한다. 

   
▲ 연극 '휴먼 푸가' 전막공연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이번 연극은 남산예술센터와 '공연창작집단 뛰다'가 공동 제작했다.

배우들의 대사는 소설 속 텍스트를 그대로 따르지만, 소설을 단순하게 재현하지 않고 움직임과 밀가루, 빈병, 종이, 테이프, 천 등 각종 오브제를 통해 당시 광주 이야기를 보다 강렬하게 묘사한다. 

   
▲ 연극 '휴먼 푸가' 전막공연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또한 하나의 사건이 낳은 고통이 여러 사람들의 삶을 통해 변주되고 반복되고 있는 소설의 구조는 독립된 멜로디들이 반복되고 교차되고 증폭되는 푸가(fuga)의 형식으로 무대화 됐다.

이에 배요섭 연출가는 "푸가라는 것은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 떠올랐던 제일 중요한 단어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푸가라는 것은 '어디로 간다', '달린다'는 뜻으로 여러개의 다른 주제가 각기 다른 시간차를 두고 반복되면서 달리는 구조다"라면서 "한 주제가 시작하고 따라가고 변주되는 방식이다. 광주를 겪었던 사람들이 지금 살아가는 삶 모습들이 푸가처럼 변주되고 반복되고 있다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연극 '휴먼 푸가' 전막공연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배요섭 연출가는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 연기하지 않고, 춤추지 않고, 노래하지 않는다"며 "배우가 관습에서 벗어나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광주뿐만 아니라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학살을 참고하려고 했지만, 작업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며 "광주만으로도 아주 힘들고 고통스럽고 감당하기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장윤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