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S‧라임자산운용 사태가 분위기 바꿔…"투자시장 건전성 제고"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들어 발생한 해외파생결합증권(DLS) 원금손실 사태, 라임자산운용 파문 등이 금융투자업계 투자 트렌드를 ‘안정성’ 중심으로 바꿔놓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호주 내 약 1600개사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을 내놓거나 수익구조 파악이 단순한 상품을 내놓으며 투자자들을 ‘안심’ 시키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수의 국내 증권사들이 ‘호주상거래채권’에 투자하는 사모 DLS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 상품은 호주 상거래채권 선순위에 투자하는 하이자산운용의 사모펀드를 기초자산으로 설계한 것으로, 호주에 있는 약 1600곳의 업체에 투자해 리스크를 분산시킨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도 편입 자산의 만기는 최대 2개월로 제한해 유동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 사진=연합뉴스


증권사들이 리스크 분산에 특히 유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지난 3분기부터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가 바로 그것이다.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는 투자한 자산의 만기가 지나치게 길어 유동성 확보에 문제가 생겼다는 점이 지적됐다. 상품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해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최근 출시된 상품들은 이와 같은 문제점들을 보완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NH투자증권의 경우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사모 DLS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상품의 경우 홍콩 증시가 상승해도 최고 연 5%의 수익만 가져갈 수 있지만, 대신 증시하락 상황에 대한 손실은 회피하는 구조로 돼있다. 이 때문에 작년과 올해 홍콩증시가 조정을 받았을 때도 손실을 전혀 내지 않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수익률이 낮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상품도 최근 들어서는 각광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0월초 업계 최초로 퇴직연금 전용 ELB인 ‘정해진 구간 ELB’를 내놨다. 퇴직연금 전용인 만큼 안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원금보장이 되는 ELB로 설계됐다. 

해당 상품은 매달 정해진 날짜에 코스피200 지수 종가를 관찰해 전월 대비 상승 또는 하락률이 5% 이내면 수익률을 주고, 1년 만기 때마다 연 0.25%의 수익을 지급하도록 설계됐다. 코스피 지수가 큰 등락 없이 유지돼 매달 수익률이 쌓이면 최대 연 3%까지도 수익을 낼 수 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이와 같은 ‘안정성 추구’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금융사들이 수익성 추구에만 몰두하면서 지나치게 위험한 상품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고 지적하면서 “각 상품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는 계기가 생긴 만큼 투자시장의 건전성도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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