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장정석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고 손혁 신임 감독을 선임한 배경을 밝혔다.

키움 구단은 6일 "장정석 전 감독이 시즌 중 이장석 전 대표를 만났고, 그 과정에서 재계약 내용이 오갔다. 구체적으로 몇 년 계약 등이 그 내용이다. 그리고 박준상 전 대표이사와 임원 간의 대화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이 녹취가 된 걸로 내부 고발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정석 감독이 이장석 전 대표를 면회했을 때 이 전 대표가 장 감독에게 2년 재계약을 약속하는 등 옥중에서 구단 인사권에 관여한 증거가 감사 과정에서 드러났다는 것. 이것이 3년간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장정석 감독과 재계약이 불발된 가장 중요한 팩트라는 것이 키움 구단 측의 해명이었다.

키움은 지난 4일 손혁 전 SK 투수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하고 계약 기간 2년, 총액 6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장정석 감독의 3년 계약이 끝났기 때문에 새 사령탑을 선임한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팀을 창단 후 두번째로 한국시리즈까지 이끄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은 장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은 데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아 궁금증이 커지며 논란이 일었다.

   
▲ 사진='더팩트' 제공


키움 구단 측은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을 시기에 장 감독과 관련한 제보가 감사위원회에 접수됐다고 전했다. 

장 감독이 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 전 대표에게 면회를 하러 갔고, 그 때 이 전 대표가 장 감독에게 "시즌이 끝난 뒤 2년 재계약 하겠다. 그러니 시즌에 집중하고 끝난 뒤 재계약을 하자"는 말을 했다는 녹취가 있다는 것이다.

강태화 키움 홍보·마케팅 상무는 "이런 녹취 증거가 나온 상황에서 장 감독과 재계약하는 건 무리라고 판단했다. 다만 사안이 너무 위중해 일단 한국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외부 유출을 막고, 사실관계 확인을 하고 있었다"며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장 감독에게 이에 관해 확인했다. 이것이 장 감독과의 재계약이 불발된 유일한 팩트"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전 대표가 장 감독에게 2년 재계약을 약속한 것이 과연 KBO(한국야구위원회)에서 금지한 '옥중 경영'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키움 측은 이 전 대표와 장 감독 사이에 재계약 관련 대화가 오갔다면 이는 이 전 대표가 구단 인사권에 개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키움 구단은 이 전 대표의 '옥중 경영' 관련 의혹에 대한 경위서를 작성, 8일 KBO 사무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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