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토트넘)이 유럽 프로축구 무대 한국인 최다골 신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은 7일 오전(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2019-20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B조 4차전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 후반 12분과 16분 연속 골을 터트렸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멀티골 활약을 앞세워 4-0으로 완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3경기 연속골(5골)로 올 시즌 리그 경기 포함 7골을 터뜨렀다. 유럽 무대 진출 후 개인 통산 골 수는 123골로 늘어났다.

이로써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인 '차붐'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121골)을 넘어서 한국인 유럽무대 최다골 신기록을 세웠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한 차범근은 만 25세이던 1978년 다름슈타트 유니폼을 입은 것을 시작으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뛰며 1988-1989시즌까지 총 372경기에 출전해 121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만 18세 때인 2010년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1군 멤버가 돼 2010-2011시즌 유럽 프로무대에 데뷔했다. 함부르크 소속으로 3시즌 동안 20골을 넣었고, 2013-2014시즌부터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2시즌 동안 29골을 기록했다. 2015-2016시즌부터는 토트넘 유니폼을 입으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무대를 옮겨 이날 2골까지 총 74골을 쌓아 마침내 전설이자 우상인 차붐의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손흥민이 차범근 전 감독보다 더 많은 골을 넣으며 새로운 영웅이 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손흥민이 차붐을 뛰어넘었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차범근 전 감독은 열악한 환경 속 외롭게 분데스리가로 진출해 '차붐'을 일으키며 한국축구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렸다. 

유럽 무대에서 차범근이 뿌리를 내리고 박지성이 줄기를 뻗어나가 손흥민이 꽃을 활짝 피웠다. 앞으로도 많은 한국인 선수 꽃이 필 것이고 굵직한 열매도 또 맺을 것이다.

손흥민은 차범근의 대기록을 지운 것이 아니라 함께 영원히 기억될 자랑스런 이름을 역사에 남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