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출원 건수 14.1%…삼성전자·LG전자, 미국 특허출원 탑10 포함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과 관련해 IP5 국가에 접수된 특허출원 중에서 한국 출원인의 비중이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출원인의 출원 건수는 연평균 30.4% 가량 증가했다. 누적 출원 건수도 주요국 특허의 14.1%을 차지, 미국(37.1%)과 일본(20.7%)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지재연은 한국·미국·유럽·중국 등 주요국 특허청에 출원된 6만8000여건의 관련 특허를 조사해 국내 기술에 대한 특허활동을 검토했으며, 세부기술 분야별 우리 기술 경쟁력 및 향후 대응방향을 분석한 보고서(우리나라 가상ㆍ증강현실 기술경쟁력 분석 및 시사점)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 출원인의 출원 중 약 58.2%는 국내 특허청에 출원됐다. 이는 자국 특허청 출원 비중이 33% 수준인 유럽·일본보다 상당히 높은 것으로, 국내 기업들이 해외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지적이 따른다.

   
▲ 국가·국적별 출원건수 및 비중/사진=한국지식재산연구원


출원인별로 살펴보면, VR·AR과 관련해 한국 특허청에 접수된 출원 중에서 삼성전자가 약 25.6%, 엘지전자가 약 14.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미국에서도 관련 기술의 특허출원 1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임소진 지재연 박사는 "VR·AR 기술은 게임과 의료 및 교육 등의 산업에서 활용되면서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 기술의 특허를 확보하려는 노력은 일부 대기업에 편중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업이 해외 특허를 늘리고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컨텐츠와 디바이스 및 플랫폼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미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혼합현실 기술을 10대 미래 핵심전략으로 지정해 투자해왔으며, 페이스북·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민간기업 위주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반면 우리는 VR 체험시설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단계로, 아직은 정부 지원책을 중심으로 산업이 성장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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