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시장 1.2% 하락에도 현대·기아차 증가세
파급력 있는 SUV선전…쏘나타·GV80 가세 예정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시장 침체가 뚜렷해지고 있는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상승세를 보이며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한동안 현대·기아차의 약점으로 지적받아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선전하고 있다. 팰리세이드와 탤루라이드의 성공적인 시장안착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신형 쏘나타와 제네시스 GV80 등의 신차 출시를 고려하면 향후 실적도 견조한 흐름이 예상된다. 

   
▲ 현대자동차 대형 SUIV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차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5만9029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대비 11.3% 증가한 수치다. 10월까지 누적 판매는 58만47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55만4686대)보다 4.6% 늘었다. 

기아차도 10월 전년 동월대비 10.9% 증가한 5만7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10월까지 누적 판매도 51만3605대로 전년(49만7144대) 대비 3.3% 상승했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미국내 합산 점유율은 7.7%로 지난해 7.4%보다 0.3%포인트 늘었다. 

미국 시장이 10월까지 1411만1997대로 전년 대비 1.1% 감소한 가운데 현대기아차의 선방이 두드러진다. 다른 브랜드의 판매 추이를 살펴보면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16.9%에서 0.2%포인트 하락한 16.7%로 집계됐다. 닛산과 토요타도 전년보다 0.5%포인트, 0.2%포인트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저효과 및 펠리세이드, 텔루라이드 등 SUV 신차 판매가 양호한 판매의 주 요인"이라며 "미국 자동차 수요는 내년에도 감소 추세가 이어지면서 시장 규모가 1700만대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팰리세이드는 6월 383대를 시작으로 7월 4464대, 8월 5115대, 9월 3495대, 10월 4357대 등 월 4000~5000대 수준의 실적을 보이면서 총 1만7814대를 판매했다. 텔루라이드도 2월 315대를 시작으로 7월 4559대, 8월 5700대, 9월 5049대, 10월 6075대 등 총 4만4610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현대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세단 중심의 제품군으로 SUV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시장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받았다. 하지만 콘셉트카를 통해 공개했던 대형SUV인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가 출시되며 미국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양사모두 그동안 미국 소비자들이 원했던 새로운 차급의 SUV를 통해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두 차량은 미국시장에서 완전한 대형SUV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다양한 안전 편의사양과 함께 새련된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보이며 선전하고 있다. 

한동안 물량 부족현상까지 보였던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는 주문량 소화를 위해 생산량을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어 판매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으 크다.

   
▲ 기아자동차 미국시장 야심작 대형SUV 텔루라이드 /사진=기아차


대형SUV를 필두로 하는 SUV라인업 중 꾸준한 인기를 보여왔던 싼타페는 10월까지 누적 10만7283대로 월 1만대가 넘는 실적을 보이면서 전년 대비 10.9% 증가했고 코나도 같은 기간 6만652대로 전년대비 84.9%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단급에서는 제네시스만 판매망 확대와 전라인업 투입 등으로 1만6844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81.5% 급증했다. 반면 엑센트와 구형 쏘나타라 등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의 SUV 경쟁력과 함께 향후 출시 계획 등을 감안하면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김준성 메리츠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신형 SUV 판매 호조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며 "기아차는 내년 출시가 예정된 구형 SUV 모델의 재고 소진을 통해 높은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고 SUV 판매비중도 65%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장 전반적으로 인센티브를 높이고 있지만 양사는 할인 폭을 줄여가면서 판매를 늘리고 있다"며 "양사의 SUV 신차효과는 여전히 초기 국면이어서 판매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신흥 시장에서의 수요 위축과 판매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시장별 상황과 고객들의 니즈에 맞는 신차를 적재적소에 투입해 꾸준한 판매 증가를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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