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갤러리문…1970~2013년 제작된 현대 장신구 220점 한눈에
"'저자성 있는 주얼리'의 창의성과 기교를 느낄 수 있을 것"
[미디어펜=장윤진 기자] 스위스 출신 현대 장신구 작가들이 표현한 인간의 유희적 본성은 어떤 모습일까? 

   
▲ '주얼리의 유희: 스위스 현대 장신구 디자인전' 외부 /사진=미디어펜


지난 11월 1일 문을 연 '주얼리의 유희: 스위스 현대 장신구 디자인전'에 13일 다녀왔다. 

이번 전시는 서울문화재단과 스위스 로잔 현대디자인미술관이 기획한 한국과 스위스의 화합을 기리는 특별 문화전시이다. 

전시 포맷은 지난 2015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디세니 허브’에서 시작한 순회전을 시작으로 2016년 스위스 바젤의 ‘아트 바젤’, 2017년 중국 상하이의 ‘파워 스테이션 오브 아트’, 2019년 로잔의 ‘아비타 에 자댕’,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 서울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갤러리문에 그대로 옮겨졌다. 

   
▲ '주얼리의 유희: 스위스 현대 장신구 디자인전' 내부 /사진=미디어펜


스위스 연방 컬렉션과 로잔 현대미술관 컬렉션이 소장한 현대 장신구 중 1970년부터 2013년 사이에 제작된 작품 220점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 요소이다. 

스위스 연방 컬렉션은 1918년 시작된 스위스연방디자인공모전 수상자 및 전문작가의 작품이 주를 이뤘다.

로잔 현대미술관 컬렉션은 1970년대 미니멀리스트 운동의 영향을 받은 작품부터 소량의 연작 신진 작가들의 작품까지 아울렀다. 

전시는 '말하다', '꾸미다', '사용하다', '모양을 갖추다', '만들다' 등 5개 테마로 나눠 장신구의 기능과 사용, 형태, 소재, 기술 등을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 '말하다' 섹션에 전시된 베레나 시버 폭스(Verena Sieber Fuchs) 작가의 '결혼식' 주얼리가 첫눈에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 베레나 시버 폭스(Verena Sieber Fuchs) 작가의 '결혼식' /사진=미디어펜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결혼식'은 종이, 반투명 용지, 색종이 조각, 약품 캡슐과 같은 다양한 재료로 구성돼 있으며 이를 자르거나 찢고, 뚫거나 태우고 나서 끈기 있게 아주 얇은 와이어로 코바늘을 뜨는 과감한 과정에 의해 완성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작품의 제목으로만 드러나는 개인적 관심과 책임을 미묘하고 얇게 표현했다"고 전했다. 

그래서인지 작품은 방습지로 제작되어 가볍고, 부유하며, 부드럽고, 선홍빛을 띈 수줍은 신부의 모습처럼 보였다. 

또한 작가가 "신부의 싱그러움과 동물의 죽음 사이의 완전한 대조를 나타냈다"고 전한 것으로 미뤄보아 일생일대의 인륜지대사인 '결혼'을 통해 변화될 우리의 삶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듯했다. 

두번째로 눈에 띈 작품은 줄리 우셀(Julie Usel) 의 '일반적인 진주'라는 작품이었다. 

   
▲ 줄리 우셀(Julie Usel) 의 '일반적인 진주' /사진=미디어펜


줄리는 자연적 과정으로 만들어진 진주를 직접 손으로 셀로판 필름을 쌓아 올려 제작하였고, 진주 가닥의 형식적 측면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의문을 제기했고, 이 작품을 통해 어머니가 딸에게 보석을 물려주는 유럽의 부즈주아 계층만의 관습을 힐난했다.

네 번째 섹션에 전시된 조한나 담(Johanna Dahm)의 '그녀가 어깨너머로 돌아보았다'라는 작품이 눈길을 끈다. 

   
▲ 조한나 담(Johanna Dahm)의 '그녀가 어깨너머로 돌아보았다' /사진=미디어펜


이 브로치는 주요 부속과 일곱 개의 다른 그림자로 이뤄져 있다. 각 요소 혹은 그림자는 똑같은 장신구를 전혀 다른 것으로 만들어 관람객의 흥미를 유발한다. 

마치 어릴 적에 읽었던 '백설 공주와 일곱 난장이'를 추상적 금속물로 재구성한 듯한 느낌과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로 얼룩진 현대인들의 무미건조한 삶의 무게를 표현한 것과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눈에 들어온 작품은 오토 퀸즐리(Otto Kunzli)의 '코즈틱테오쿠이틀라틀'이었다. 

   
▲ 오토 퀸즐리(Otto Kunzli)의 '코즈틱테오쿠이틀라틀'/ 사진=미디어펜


'코즈틱테오쿠이틀라틀'은 신의 노란 얼굴인 금을 뜻하는 아즈텍의 표현이다. 

작가는 작품 설명을 통해 "금과 은으로 제작된 완벽한 비율을 지닌 이 주얼리가 지닌 단순함과 비례는 우리를 과거로 보내는 듯하다"며 "그 모양이 전형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이 작품은 미키 마우스, 배트맨, 맥도날드 로고 등 소비 사회의 문화나 광고에 등장하여 서구인의 눈에 매일 노출되는 정보의 조각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오토 퀸즐리의 상상력으로 표현된 시각 정보는 마치 보물을 전시하는 고고학 박물관처럼 상징물을 제시했다. 

이처럼 주얼리를 하나의 장식물이 아닌 고유의 예술성을 부여한 스위스 작가들의 아트 주얼리 작품 전시는 특별했다. 

이에 전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저자성 있는 주얼리'의 창의성과 기교를 한층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며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은 스위스의 현대 장신구 디자인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관람 포인트를 전했다. 

전시는 무료이며 화요일부터 (월요일 휴무)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8시 관람 가능하다. 

   
▲ '주얼리의 유희: 스위스 현대 장신구 디자인전'에 참여한 작가들 모습 /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장윤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