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정권 실세로 총선 앞두고 광폭행보

모병제 두고 결국 지도부와 회의에서 고성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충돌했다. 총선을 앞두고 ‘친문’ 핵심인 양 원장의 연이은 광폭행보에 대한 불만이 결국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양 원장은 당 복귀 초창기에는 서훈 국정원장과의 회동 등 정무적인 행보를 보였다. ‘친문 실세’로 꼽히는 양 원장과 국정원장의 만남은 당시 큰 논란을 낳았다. 그는 이후 김경수 경남지사와 이재명 경기지사 간 회동을 주선하며 당내 계파 갈등 수습에도 앞장서며 ‘원팀’ 메시지를 강조했다. 

정책적으로는 모병제, 청년신도시 등의 거대 공약을 제시하며, 여권의 총선 이슈를 이끌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설익은 공약을 지도부와 상의없이 공개했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며, 지난 8일에는 양 원장과 김해영 최고위원이 회의석상에서 설전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 지난 8일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 더불어민주당 제공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시 김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병제를 두고 “이렇게 큰 주제를 당 최고위에 말도 없이 민주연구원이 발표하는 게 어딨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양 원장이 “민주연구원 공식 입장이 아니라 연구위원 개인 의견”이라고 반박하면서 둘 사이에는 설전이 오갔다.

이어진 확대간부회의 모두발언에서도 김 최고위원은 “엄중한 안보 현실에 비춰볼 때 섣부른 모병제 전환은 안보에 대한 국민 불안을 야기한다”며 모병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비쳤고, 결국 이해찬 대표의 질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에서는 양 원장의 행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지만 결국 ‘정권 실세’라는 양 원장의 위치가 원인이라는 게 중론이다. 총선을 앞둔 상황인 만큼 그의 행보에 많은 ‘의중’이 깔려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박찬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최근 총선 공약 관련 두 건 정도가 당에 충분히 전달되기 전에 기사화가 되다보니 (의견 조율에 애로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의가 있는데,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보도가 빨라) 시차적 격차만 있을 뿐 특별한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