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자백 구체적이나 윤모씨 진술은 현장 상황과 차이
   
▲ 경찰이 진범 논란을 빚은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을 이춘재(56)로 잠정결론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경찰이 진범 논란을 빚은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을 이춘재(56)로 잠정결론 내렸다. 

이 같은 결론이 내려지기까지 경찰은 이춘재의 최근 자백과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옥살이한 윤모(52)씨의 과거 자백을 비교분석했다. 

같은 사건에 대해 두사람의 진술이 피해자의 집 침입 경위와 범행 수법, 피해자의 모습 묘사 등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16일 윤 씨의 재심을 돕는 박준영 변호사와 법무법인 다산 측이 제공한 윤 씨가 당시 작성한 진술서에서 윤 씨는 범행 당시 피해자인 박모(당시 13세) 양의 집 주변에 쌓인 담의 윗부분을 한손으로 잡고 발을 올리는 방식으로 넘어 집 안으로 침입한 뒤 범행 후 같은 방법으로 빠져나왔다.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가 불편한 윤 씨가 과연 이런 방식으로 담을 넘을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당시 윤 씨의 현장검증 과정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현재 남아있지 않지만, 일부 남은 사진 등을 보면 윤 씨는 범행 과정을 제대로 재현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윤 씨 변호인 측의 설명이다.

이춘재는 지난 9월 자백할 때 "대문이 열려 있어 대문을 통해 집으로 들어갔다가 대문으로 나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수법에 관한 내용도 두 사람의 진술은 엇갈린다. 

윤 씨는 방 안에서 자고 있던 박 양의 입을 왼손으로 막고 오른손으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이밖에 다른 언급은 없어 맨손으로 목을 졸랐다는 취지로 여겨진다. 

그러나 경찰은 전날 이 사건 중간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피해자 목에 난 상처 사진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상처는 맨손이 아닌, 천에 의한 쓸림 현상으로 보인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국과수의 감정 결과는 이춘재의 자백과 일치한다. 이춘재는 신고 있던 양말을 벗어 손에 착용한 상태로 목을 졸랐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주요 대목에서 엇갈리는 윤 씨와 이춘재의 자백을 비교 분석해 이 사건의 진범을 이춘재로 사실상 특정했다. 화성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 양의 집에서 박 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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