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7만9342㎡)가 현대차그룹의 소유가 되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미 한전부지 개발 소식이 알려지면서 호가가 상승하고 있다. 최근 2년간 한전 부지 일대의 땅값은 평균 50% 이상 올랐다.

   
▲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사진=뉴시스

이면도로 중소형 빌딩의 경우 3.3㎡당 8000만~1억원 수준을 맴돌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1000만~2000만원 가량 오른 가격으로 이러한 상승세는 인근에 위치한 봉은사 및 공항터미널 일대 대비 가격 상승세가 2배에 달한다.

아파트 가격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한전 부지 맞은편 ‘래미안삼성1차’ 전용면적 122㎡는 지난해 말 10억6000만원에서 올해 6월에는 10억9500만원으로 올랐고 현재는 11억5000만원까지 상승했다.

같은 아파트 전용면적 84㎡ 역시 지난해 말 9억원에서 지난 6월 8억8000만원까지 하락했지만 이달 들어 9억2000만원으로 다시 상승곡선을 그렸다.

한전부지 인근의 부동산 호가가 상승하고 있는 데에는 현대차그룹 관련 업체가 대거 몰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 18일 삼성동 한전부지가 현대차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하면서 강남 부동산 지도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현재 이 일대는 지하철 9호선 연장선 개통이 예정돼 있어 부지 개발이 완료되면 유입인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테헤란로나 도산대로 등 인근 업무시설밀집지역보다 임대료가 싸 임차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동 일대 상가 임대료는 이들 지역의 60~80% 수준이다.

이러한 부동산 호재에 일각에서는 한전부지 개발사업이 완료되면 지하철 2호선 강남역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기존 강남권의 업무·상업 중심축이 삼성·잠실동 일대로 급격히 이동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과거 잠실 오피스 시장은 수요와 개발 유인이 많지 않았는데 이번 한전부지 낙찰로 상황이 달라졌다”며 “제2롯데월드 완공과 영동권 복합지구 개발로 강남역부터 잠실역까지의 오피스 시장의 연결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8일 현대차그룹은 10조5500억원의 입찰가로 한전 본사부지 낙찰자로 선정됐다.

삼성동 한전부지는 지난해 기준 장부가액 기준 2조73억원, 공시지가 기준 1조4837억원, 최종 감정가는 3조3346억원 수준으로 이날 현대차그룹은 3배가 넘는 가격에 낙찰에 성공해 재계의 관심을 모았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