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수익률 '마이너스'…미중협상 변수에 금값 다시 '출렁'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여름까지만 해도 막강한 수익률을 자랑하던 금 펀드 수익률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미·중간 협상이 진전되자 안전자산 선호도가 떨어진 모습이다. 설정액 10억원 이상 금펀드 12개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2.3%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홍콩 사태 등 미중 협상이 새로운 난항으로 접어들 경우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언제라도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수익률 ‘고공행진’을 하던 금 펀드 수익률이 최근 들어 빠르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기준으로 설정액 10억원 이상 금펀드(12개)의 최근 한 달 간 평균 수익률은 -0.67%, 3개월간 수익률은 –5.51%로 나타났다.

   
▲ 사진=연합뉴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 펀드의 수익률은 미·중 무역분쟁, 영국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연초 이후 약 17%대의 수익률을 보인 적도 있었다. 그러나 대략 3개월 전부터는 금값이 떨어지면서 펀드 수익률도 마이너스도 반전됐다.

지난 19일 기준 KRX금시장에서 금 현물 가격(1g)당 가격은 5만 5297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8월 금값이 6만 1300원까지 올랐음을 감안하면 석 달 만에 상당히 빠른 하락세를 나타낸 셈이다.

펀드의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블랙록월드골드'(환노출형)은 최근 세 달간 수익률이 –10.86%까지 떨어져 최하위를 나타냈다. '한국투자K인덱스골드선물레버리지’도 -7.04%, ‘KB스타골드'가 -4.35%, '삼성코덱스골드'는 –3.71%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금값이 하락한 이유는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 미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 전망 등이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이 과거에 비해 안전자산 투자 비중을 줄였기 때문이다. 달러 환율과 엔화 환율 역시 마찬가지로 지난 3개월 전부터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흐름이 재반전될 가능성은 상존한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미중 무역분쟁 이슈의 경우 상황을 낙관하기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잔존해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홍콩 사태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협상에 임하는 미국 측의 자세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미국 상원은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 법안'을 가결하면서 홍콩 사태를 방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는 미중간 무역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 업계 안팎의 의견이 일치한다. 아울러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미 정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하면서 “1단계 무역 합의가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이 변수가 미국 뉴욕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에도 큰 영향을 주면서 이번 주 들어 국내외 투자자들은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다. 지난 20일 코스피는 하루만에 1.3% 급락하면서 2120선까지 밀렸고, 오늘도 1%대의 낙폭과 함께 장중 2100선이 붕괴됐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며 금값과 달러 환율, 엔화 환율이 전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분간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이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언제든지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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