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베트남 현지화 전략…신한금융 계열사 연계 ‘원신한’ 전략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정부의 신난방 정책 기조에 맞춰 국내 은행들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아세안 지역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금융권은 높은 수익성과 성장가능성을 기대하고 사업 다각화, 현지화, 금융인프라 협력 등을 통해 아세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아세안 지역 금융분야 협력 성과와 주요 특징’ 자료를 통해 아세안 지역이 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루고 있는 시장이라고 발표했다.

아세안은 총인구가 6억5000만명,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2조9000억 달러로 향후 5년간 연평균 6.6%의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다. 

금융권은 상승세를 보이는 경제·금융산업 성장률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고 아세안 지역을 우선 진출 대상으로 고려해왔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 6월 기준 아세안 지역에 진출한 금융회사 점포는 150개로 2011년 78개였던 것에 비해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 자료=금융위원회


실제로 아세안에 진출한 금융회사들은 높은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말 국내 금융회사 해외점포 중 아세안 지역의 수익 비중은 30%에 달했다. 자산 비중이 14%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적은 자산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은행들은 아세안에서 국내에 비해 높은 총자산이익률(ROA)을 실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들이 국내에서 기록한 ROA는 0.56%인 반면 베트남에서는 2.05%, 캄보디아 2.01%, 미얀마 1.76%의 ROA를 보였다.

금융회사들은 아세안 시장 진출 전략으로 사업 다각화, 현지화, 금융인프라 협력 등을 활용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은행과 함께 카드, 금융투자, 소비자금융 등 금융계열사를 동반해 베트남과 미얀마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왼쪽 네 번째),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임재훈 주호치민 총영사(왼쪽에서 세 번째), BUI HUY TOE(부이 후이 토, 왼쪽에서 여섯 번째) 베트남 중앙은행 인허가국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신한카드


신한베트남은행은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DS 등과 함께 ‘원신한(One Shinhan)’ 연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그룹은 (아세안 시장에서) 단순 은행업에서 금융지주사의 장점을 활용한 계열사간 시너지를 확대해 시장을 창출하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전했다.

KEB하나은행은 현지화 전략으로 베트남 시장에 힘을 쏟고 있다. 

그동안 하나은행은 하노이와 호치민에 위치한 2개 영업점을 통해 주로 현지 진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해왔지만 최근 현지 금융회사 지분 확보를 통한 현지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하나은행은 베트남 자산규모 1위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의 지분 15%를 취득하면서 외국인 전략적 투자자 지위를 확보했다. BIDV가 보유한 베트남 전역의 방대한 영업망을 활용해 선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난방 전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 지난 11일 저녁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melia)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KEB하나은행과 BIDV 양행이 함께 성장한다는 의미로 나무에 물을 주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판 둑 뚜(Phan Duc Tu) BIDV 이사회의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레 응옥 람(Le Ngoc Lam) BIDV 은행장 대행/사진=KEB하나은행


앞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응우옌 쑤언 푹(Nguyen Xuan Phuc) 베트남 총리를 직접 만나 베트남 사업 확장을 위한 협력을 도모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 역시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하나은행이 가고자 하는 새로운 시장은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신남방지역”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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