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광현(31·SK 와이번스)의 두번째 메이저리그 도전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5년 전 첫번째 도전에 나섰다가 실패했던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김광현은 22일 SK 구단으로부터 메이저리그 진출 허가를 받았다. 내년까지 SK와 FA계약이 남아 있는 김광현은 구단의 허락 없이는 팀을 옮길 수 없었다. 올 시즌 우승 목표를 아깝게 달성하지 못한 SK로서는 팀의 에이스 김광현을 내주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동안 김광현의 팀 기여도와 확고한 본인 의지, 팬들의 압박 등을 고려해 고심 끝에 대승적 차원에서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하기로 했다.

5년 전과 마찬가지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문을 노크해야 하는 김광현은 가고 싶다고 해서 가는 것은 아니다. 원하는 팀이 있어야 하고, 조건도 맞아야 한다. 5년 전에는 샌디에이고가 우선교섭권을 얻어 김광현과 협상했지만, 턱없이 낮은 연봉(100만달러) 제시에 김광현이 계약을 포기했다. 포스팅 시스템 제도에 변화가 생겨, 이번에는 원하는 팀 모두와 협상이 가능해 메이저리그행 문턱이 많아 낮아졌다.

   
▲ 사진=SK 와이번스


김광현에게 관심을 보이는 구단이 여럿 있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SK 구단이 김광현의 미국행을 허락하자마자 미국 현지에서는 김광현에 관심을 표명한 구단들이 언급됐다.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기자는 "SK의 좌완 김광현에게 뉴욕 메츠, 캔자스시티 로열스, LA 다저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카고 컵스 등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지만, 김광현에 대해서는 메이저리그 팀들이 꾸준히 관찰하고 기량을 파악해왔다. 특정 구단이 거론된다는 것은 계약 성사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김광현과 SK에서 함께 뛰다 애리조나에 입단한 메릴 켈리가 선발요원으로 자리잡는 등 KBO리그 출신 투수들에 대한 시각이 우호적으로 변한 분위기도 한 몫 한다.

김광현 스스로도 '조건'보다는 '진출'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김광현은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은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간직해온 나의 오랜 꿈"이라면서 "선발이 더 좋긴 하겠지만 솔직히 보직은 상관없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등판할 기회를 더 많이 줄 수 있는 팀을 원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현지에서 김광현에 대해 '선발보다는 스윙맨이나 불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음에도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것은 이처럼 그 자신의 달라진 마음가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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