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그림 같은, 때로는 판화 같은 사진 작품 세계를 추구해 온 서성강 사진작가의 '빛이 칠한 색깔' 사진전이 다음달 4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1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총 60여 점으로 언뜻 보기엔 붓으로 그려진 것 같지만, 50~80호 크기로 출력된 사진이다.

한국사진작가협회 이사로 활동하면서 제48회 한국사진문화상, 제11회 충청남도사진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한 서 작가는 원래 사람이 등장하는 사회적 풍경을 전문으로 찍으면서 작품 서사의 중심에 인간을 위치시켰으나, 추상회화를 떠오르게 하는 방식으로 변신했다.

   
▲ 굴껍질과 따개비_140x90cm_Inkjet print_2019

   
▲ 낙엽_135x85cm_Inkjet print_2018

   
▲ 벚꽃_300x144cm_Inkjet print_2019

이번 전시전도 그의 이런 면모가 두드러진다. 서 작가는 이에 대해 "피사체로서의 자연이야말로 인간보다는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는 대상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서 작가는 지난해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사물의 색채를 변환하는 작업을 통한 사진 전시로 "예술로서의 사진"이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사진 세계에선 그의 작품을 두고 빛이 칠한 색깔이라는 점에서 자연과 예술을 수렴한다고 말한다. 이선영 미술평론가는 "서 작가가 찍은 다양한 종류의 자연은 사진이 세계를 발견해왔던 위대한 매체였음을 알려준다"며 "시뮬라크르의 시대에도 그러한 믿음은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서 작가는 "오랜 시간 순수 사진에 전념해 왔으나, 기록적 가치의 한계에 다다른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작업의 방향을 고민하게 되었다"며 "이번 전시는 대상의 폭을 넓혀 사물을 재해석했기 때문에 내재된 내 안의 회화적 표상에 근접한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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