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력·기술력 갖춘 카카오·케이뱅크 합류로 경쟁 심화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범 운영에 들어간지 한달을 맞이한다. 실제 이용률은 7.5%에 불과했지만 이용 경험자의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뱅킹에 산업자본을 등에 업은 인터넷은행까지 본격 가세하면 생존을 위한 은행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마케팅·여론조사 전문기관 나이스디앤알은 ‘오픈뱅킹 인지도 및 이용 경험’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61.5%의 금융소비자가 오픈뱅킹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전체의 7.5% 수준에 그쳤다. 젊을수록 이용 경험이 높았으며 20대 10명 중 1명은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해봤다고 응답했다. 이용 경험자의 만족 수준은 76.6%로 높게 나타났다.

   
▲ 자료=나이스디앤알


특정 은행의 앱을 선택한 이유로 ‘이벤트참여·추천·광고’가 가장 많았지만 연령대별로는 차이를 보였다. 20~30대는 주로 주변의 추천, 광고, 이벤트 참여 때문에, 40대는 다양한 혜택과 부가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50대는 기존 거래 기관이기 때문에 해당 은행의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했다.

오픈뱅킹을 이용해 처리한 업무는 △타행 계좌를 통한 이체·송금(61.6%) △타행 계좌의 잔액 조회(60.4%) △타행 계좌의 거래내역 조회(41.5%)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오픈뱅킹 서비스는 시범운영 1주일만에 가입자 100만명과 가입계좌 180만개를 돌파한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 후에도 오픈뱅킹 서비스 가입자와 가입계좌가 크게 확대됐다”며 “초반에는 애로사항들도 있었지만 은행권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속적인 점검회의를 통해 지금은 (오픈뱅킹 서비스가) 안착하는 분위기로 크게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오픈뱅킹이 다음달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를 최대주주로 맞은 카카오뱅크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으로 숨통이 트인 케이뱅크까지 합류하면 고객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2일 금융당국의 승인으로 카카오를 지분 34%의 최대주주로 맞이했다.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도 1조8000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내년에 계획중인 기업공개(IPO)까지 성공하게 되면 자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오픈뱅킹 영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지난 6일 "시중은행들이 (오픈뱅킹을) 잘 하고 있지만 고객의 시각에서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카카오뱅크는 충분히 보완해서 고객이 찾아오는 오픈뱅킹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24일 인터넷은행특례법 개정안이 정무위 법안소위를 통과되면서 자금난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대주주 자격 요건이 완화돼 KT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더라도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KT가 최대주주가 되면 앞서 추진한 바 있는 5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다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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