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3년간 700건씩 정비키로
   
▲ 개선된 함안 성산산성 안내판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문화재청은 문화재 안내판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바꾼 사례 50여 건을 모아, 다음 달 2일부터 국가문화유산포털 누리집을 통해 공개한다고 27일 밝혔다.

문화재 안내판 개선은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5월 국무회의에서 언급한 뒤, 공공언어 순화를 지시하면서 본격화됐다.

정부는 작년에 문화재 190건의 안내판을 개선했고, 올해는 56억원을 투입해 1392건 안내판 2500여 개를 교체 중이며, 내년부터 오는 2022년까지는 해마다 28억원을 사용해 700건씩 정비한다.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이해하기 쉬운 문안, 국민이 알고 싶은 정보 중심의 유용한 문안, 지역 고유 역사문화를 이야기로 반영한 흥미로운 문안을 개선 방향으로 정하고, 국문과 영문 안내문안 작성 지침서 배포, 시민자문단 운영, 감수 체계 구축, 상시 점검과 주기적 교육 등을 진행했다.

개선한 문화재 안내판 중 사적 제67호인 함안 성산산성, 등록문화재 제111호 태백 장성이중교,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25호 안양 삼막사 사적비도 있다.

성산산성 안내판은 기존에는 "함안에서 진동으로 가는 도로변의 조남산(139.4m) 정상부를 둘러쌓은 퇴뫼식 산성"으로 시작했으나, 새 안내판은 첫 문장이 "성산산성은 함안 조남산(139.4m) 정상 부분에 있는 산성"이라며, 테뫼식 산성이라는 어려운 용어를 삭제하고, 문장을 간결하게 다듬었다.

또 신라와의 전쟁에서 진 아라가야 장군 이야기가 전한다는 내용을 추가하고, 발굴 성과는 일반인 눈높이에 맞춰 줄였으며, '여지도서'와 '함주지' 같은 어려운 단어는 각주를 사용해 설명을 붙였다.

아울러 성산산성 도면을 삽입, 한눈에 구조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바뀐 태백 장성이중교 안내판은 문화재의 가치를 부각시키고 사진을 넣었으며, 삼막사 사적비 안내판은 비석의 구조를 보여주는 그림을 활용했다.

문화재청은 국가문화유산포털과는 별개로, 연말까지 안내판 개선 사례 30여 건을 정리한 책자를 만드는데, 안내문안 작성 방법보다는 사례를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춰 제작할 방침이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부모와 아이, 외국인이 고개를 끄덕이고 미소 지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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