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의 75%로 금융위기 수준 넘어...질적 악화도 동반
   
▲ 미국의 자동차부품 공장 [사진=현대모비스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중국의 '그림자금융'에 이어 미국의 기업부채 문제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요 리스크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연방준비제도 등이 잇따라 미국 기업부채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기업부채의 양적 팽창과 질적 악화가 동반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미국의 기업부채는 15조 6000억 달러로, 미 국내총생산(GDP)의 75%에 달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72%를 3%포인트 초과했다.

또 이자보상비율이 1에도 못 미치는, 즉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으로 채무의 이자도 갚지 못하는 기업이 전체의 36%에 달한다.

이런 기업부채의 질적 악화는 펀더멘털 부진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비금융기업의 이익률은 지난 2014년말 15.7%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 금년 2분기 현재 11.1%로 하락했다.

지난해부터 미중 무역분쟁 등 미국발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면서, 이익률 둔화가 가파르게 나타났고, 3분기 수치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업황 둔화를 감안하면, 추가 악화가 우려된다.

역사적으로 비금융기업의 이익률이 악화될 때는 경기 침체가 동반돼곤 했는데, 현재 금융위기 수준으로 악화된 이익률을 감안하면, 경기 침체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미국의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금융시장은 아직 '무풍지대'고, 기업 이익률 하락 시 확대되던 하이일드 스프레드도 안정적 흐름이다.

이처럼 펀더멘털 악화에도 불구, 기업자금 조달이 원활한 배경에 대해 신한금융투자는 세 가지를 주목했다.

우선 연준을 비롯한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완화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으로 펀드 시장이 활성화, 회사채 발행 잔액 중 뮤츄얼펀드와 폐쇄형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펀드형 보유 비중이 20%를 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고령화에 따른 연금 및 생명보험 시장 급확대, 그리고 금융위기 이후 금융규제 강화로 전통 금융기관인 은행 비중이 지속적으로 축소, 특정 금융기관의 유동성 리스크에 둔감해 진 것에 주목했다.

하건형 신한금투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완화,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연금성 자산 수요 팽창 등을 감안 시, 금융시스템 불안을 야기할 기업이익률 레벨은 과거 수준을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미국 기업부채는 리스크요인으로 회자되겠지만, 향후 1년 간 침체로 번질 위험성은 적어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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