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완전히 끝났다. 지난주 드라마는 이미 종영했지만, 27~28일 '압축 편집+미방송 영상 삽입'본인 스페셜 2회가 추가 방송됐다.

'동백꽃 필 무렵'을 보고, 스페셜까지 감상하고 나니 확신이 굳어졌다. 올 연말 KBS 연기대상은 옹산 마을 잔치가 될 것이 확실하다.

'동백꽃 필 무렵'은 근래 보기 드문 수작이었다. 재미가 있었다. 지루할 틈이 없었다.

   
▲ 사진=KBS 2TV '동백꽃 필 무렵' 포스터


웃음이 있었다. 미소를 짓게 하다가 폭소도 터뜨리게 했다. 눈물이 있었다. 안타까움에 눈물짓게 하다가 감동의 눈물이 저절로 흘러나오게 했다.

연기가 예술이었다. 주연을 맡은 공효진(동백)과 강하늘(용식)은 물론 주변 인물들, 옹산 마을 사람들 모두 연기 향연을 펼쳤다. 아역 김강훈(필구)마저 혼신의 연기로 드라마 몰입도를 높혔다.

연출(차영훈)이 치밀하고 환상적이었다. 스릴과 코믹을 오가면서도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분위기를 시종일관 이어간 연출력은 박수를 받아 마땅했다.

작가(임상춘)의 필력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게 했다. 평범한 일상 언어들로 어떻게 그렇게 사랑을 구구절절 표현해내는지, 인간의 다양한 감정에 저절로 동화되게 만드는지,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에 세심한 배려를 하고 멋진 대사를 하게 만드는지, 감탄의 연속이었다.

무엇보다 '동백꽃 필 무렵'은 착한 드라마였다. 연쇄살인마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자극적인 장면은 1도 없었다. 그 흔한 재벌이나 부잣집 마나님은 옹산 근처에 얼씬도 못했다. '사'자 직업을 가진 인물(변호사 홍자영, 안경사 노규태)과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변 소장, 용식 등)이 등장하긴 하지만 권위나 기득권으로 선망 또는 질시를 안길 일은 없었다. 어려운 일 있으면 가진 것 없지만 따뜻한 마음씨의 이웃들끼리 돕고, 누군가 상처 받으면 보듬어주고,  

시청률 면에서도 성공한 드라마였다. 주중 미니시리즈가 두자릿수 시청률 올리기도 힘든 상황에서 '동백꽃 필 무렵'은 최종회에서 기록한 자체 최고시청률이 23.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나 됐다.

이런 '동백꽃 필 무렵' 팀에게 올해 KBS 연기대상 시상식은 좋은 뒷풀이의 장이 될 것이다.

다만, 걱정 하나를 보태자면… '동백꽃 필 무렵'을 활짝 꽃피운 수많은 배우들, 누구에게 어떤 상을 안길 것인지가 KBS 드라마 관계자들에게는 큰 고민거리일 것이다. 

오정세(노규태)와 홍자영(염혜란)에게 베트스 커플상만 주고 다른 연기상에서 빼면 서운하지 않을까. 이정은(동백 모)과 고두심(용식 모)은 어떤 상을 받을까. 김선영(박찬숙)을 비롯한 옹벤져스 멤버들 가운데 누구에게 조연상을 안길까.

가장 궁금한 대상은? 드라마 제목에 '동백'이 들어가는데다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공효진이 분명 대상감인데, 동백을 동백답게 만들어준 '눈깔 이상하게 뜨고' 사랑의 참맛을 일깨워준 강하늘은 어쩌나.

최근 4년 연속 KBS 연기대상 대상은 공동수상(2015년 고두심-김수현, 2016년 송중기-송혜교, 2017년 김영철-천호진, 2018년 유동근-김명민)이었다. 올해도 공효진-강하늘이 공동수상을 할까?(개인적으로는 동백이 홀로 대상을 받더라도 용식은 잇몸 드러내고 활짝 웃으며 '동백씨 축하해유~'  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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