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2일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월호 참사의 의문점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하는 것과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영화제 와이드앵글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된 이 영화는 진도 팽목항에서 현장을 중계한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와 다큐 저널리스트 안해룡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이 영화 배급사인 시네마달 관계자는 “이 다큐는 다이빙벨 투입 논란의 전말을 재구성하면서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의문점을 되짚어 보기 위해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세월호 사고의 전개 과정과 함께 경기 안산시에서 서울까지 행진한 유족 인터뷰 내용도 담겼다.

세월호 참사 후 아직 시신 수습과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22일 한국대학생 포럼에서는 유족들의 아픔만 더 커질 뿐이라며 '다이빙 벨' 상영 반대 성명서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래는 한국대학생포럼에서 발표한 성명서 전문>


   
▲ 부산국제영화제서 상영키로 한 짙은 정치색과 왜곡선동적 요소가 큰 영상물 '다이빙 벨'에 대한 상영 취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다이빙 벨> 상영을 반대한다.”

좌익 인터넷 언론매체 ‘고발뉴스’의 이상호 기자가 그의 영화 판 데뷔작으로 <다이빙 벨>이라는 것을 만들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전에서 상영한다고 한다. 기자의 전적과 영상물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이빙 벨 투하 논란에 대한 과정과 더불어 정부에 진상규명을 요구 하는 내용이다.

다이빙 벨. 이미 국내외의 많은 전문가들이 다이빙 벨 투하 여부의 논란 시기에 “안타깝지만 생존자가 살아있을 확률은 극히 적으며, 다이빙 벨은 유속이 낮고 고요한 곳에서나 가능하다. 뿐더러 이종인씨의 다이빙 벨은 일정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었다.

실제로 당시 이종인씨는 “유속과는 상관 없이 물 속에서 20시간 활동이 가능한 기구”라는 처음의 주장을 번복하고, 투입시기를 늦추다가 날 좋고 물이 고요한 날을 골라 다이빙 벨을 투입했고, 그 안에 들어갔던 잠수부는 안에서 ‘빵 먹고 오기’ 미션을 성공한 것으로, 입안 가득 웃음을 지으며 올라왔다. 이종인씨는 유가족의 희망을 담보로 사기를 친 것이다.

또한 이상호 기자는 개인의 영달을 위해 기자라는 직함을 달고 본인들이‘믿고 싶은 바를 기사화’했으며 그 결과 당시 국론 분열로 야기된 사회적 피해는 엄청난 것이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본인들이 질러놓은 말에 책임을 지지 않았다.

<다이빙 벨>에서 말하고자 하는 진상규명 역시 말이 안 된다. 어느 정신 나간 정부가 국민 300명을 수장시킴으로써 어떠한 진실을 엄폐하려 들려 하겠는가. 통치리더에게 재난 대처, 위기관리 능력이란 지지율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물론,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세월호 참사의 근본원인인 관료 사회의 뿌리 깊은 적폐에 상징적인 책임이 있다.

그러나 참사의 진짜 원인은 이미 밝혀졌다. 물에 뜨는 것으로도 신기한 부실선박 증축과 운항규정 미 준수, 이 같은 불법과 비리를 묵인한 해수부관피아들이 대규모 인명피해를 유발했다. 세월호 실질적인 소유주인 유병언 일가의 책임이 가장 크다.

이상호 기자는 “영화는 취재현장에서 촬영한 그림만 갖고 만들었고 주관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레이션도 넣지 않았다”고 했다. 그 영상물의 사실성 및 고발성을 강조하려는 것이리라.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2008년 ‘광우병 거짓 촛불파동’ 당시 MBC PD수첩에서 여러 ‘사실적인’ 영상을 재료로 하여 일정 의도에 맞게 짜깁기한 것 만으로도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만들어 냈는지 말이다.

게다가 이번 세월호 참사 재난 현장을 그대로 담은 영상에는 자식과 형제, 친구가 바닷속에서 올라오기를 기다리는 희생자 가족들의 슬픔과 처절함이 담겨있을 것이다. 이를 고대로 찍어 내보낸다고 하더라도, 이는 언론인의 재난보도 원칙인‘유가족을 직접 인터뷰하지 말 것, 추측성 보도를 하지 말 것’등에 위배된다.

이상호 기자의 그간 행적과 대한민국을 꼬아서 바라보는 그의 비상한 재능으로 봤을 때, 그는 언론인이라기 보다는 이야기꾼에 가깝다. 사실 음모론 만큼 사람을 현혹시키는 것이 없지 않은가. 그래도 건들이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는 것이다. 최소한의 부끄러움도 모르는 사람이다.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과 수준에 못 미치는 도구로 희생자 가족들의 희망을 이용해 그 만큼의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었으면 이제 그만 기자 인생을 절필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지는 못 할망정 그 무슨 정의의 사도인 양 정치적 의도가 다분할 뿐더러 전국민의 공감을 사지 못할 영상물을 작품이랍시고 국제적인 영화제에 내놓는 다는 것인가.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이것은 방종을 의미함이 아니다. 다른 이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의 자유다. 이상호 기자의 행동은 다른 문화예술 산업 종사자들의 작품 할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앞으로 영화인을 꿈꾸는 많은 예비 감독들은 한 쪽 정치색을 띤 작품을 어쩔 수 없이 찍어내야 할 것이며 그것을 향유하는 국민들 역시 정치색으로 점철 된 순수성을 잃은 영화를 보아야 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전 세계적인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게다가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크고 공식적인 무대이다. 이 영화제에 정치색이 짙은, 게다가 왜곡선동적 요소가 큰 영상물을 상영할 수 있게 허락한 주최측의 저의도 의심스럽다. <다이빙 벨>을 초청한 위원장과 프로그래머가 책임지고 상영을 취소하기를 요구한다. 주최 측에서 <다이빙 벨> 상영 논란과 관련해 “관객이 볼 권리 침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 관객들에게는 그 영상물과 같이 정치적이고 분노와 슬픔을 강요하는 불쾌한 영상물을 거부할 권리도 있다.

우리 한국대학생포럼은 다시 한 번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다이빙 벨> 영상물이 상영될 것을 반대하는 바이다. [미디어펜=임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