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간 4조원어치 매도…모건스탠리 등 '비중확대' 조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7일부터 29일까지 무려 17거래일 연속 3조 946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엑소더스(투자자금 유출)’ 흐름을 보였다. 여기에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변경 이벤트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내년 들어서는 다시금 국내 지수가 회복될 것이라는 외신들의 전망도 나오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3주간 누적기준으로 3조 9426억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정확한 기간은 지난달 7일부터 29일까지로 17거래일간이다. 사실상 11월 내내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고 볼 수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번 ‘셀 코리아’ 흐름은 지난 2015년 12월 2일 이후 4년 만의 최장 기록이기도 하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달 26일 하루에만 코스피에서 무려 8575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이는 2013년 6월 13일(9551억원) 이후 약 6년 5개월 만의 최대치 기록이다.

외인들이 특히 많이 판 종목은 코스피 시총 1‧2위이기도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각각 1조 4415억원, 3737억원어치의 주식이 외인의 손을 떠났다. 이어서 셀트리온(2375억원), KT&G(1639억원), 현대차(1564억원), 삼성전자우(1495억원), SK이노베이션(1046억원), NAVER(973억원), 한국전력(715억원), LG화학(674억원) 등의 순으로 매도가 발생했다.

이번 외인 매도세는 MSCI 지수 리밸런싱의 영향이 가장 크다는 데에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MSCI 신흥국지수에서 중국 A주의 반영 비중이 높아지고 한국 비중이 감소하면서 MSCI 지수를 따르는 패시브펀드가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빼게 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중 무역협상 난항, 홍콩 사태 장기화 등에 대한 우려감도 외국인 자금 이탈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홍콩 사태는 미국과 중국간 정치적 갈등을 재점화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의 시선은 이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로 쏠린다. 우선 미국 증시의 경우 내년은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기 때문에 시장의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거기다 뉴욕 3대 지수가 올해 들어 기록적인 상승폭을 쌓아온 만큼 내년에는 올해만큼의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많다.

이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말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유지(equal-weight)’에서 ‘비중확대(overweight)’로 조정하면서 내년 코스피 목표지수를 2350으로 잡아 눈길을 끌었다. 이는 현재 주가지수에서 약 13% 정도 상승한 수준이다.

골드만삭스 역시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overweight)‘로 상향 조정했고 JP모건 역시 내년 한국 증시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국내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국내 시장의 유동성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증시도 탄력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올해 주가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존재하는 만큼 내년의 경우 외인 유입이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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