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수출, 여전히 두 자릿수 감소...생산.투자회복 느리고 재고부담
   
▲ 수출용 컨테이너선박 [사진=현대상선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국내경기가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지만, 아직 '온기'는 구체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여전히 두 자릿수 감소로, 반등 시그널이 미약하다는 점이다.

11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4.3% 감소,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일평균 수출은 12.5% 줄어 지난달(-14.8%)보다 감소폭이 축소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두 자릿수 감소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도체(-30.8%)와 석유화학제품(-19.0%은 단가 하락 여파가 이어졌고, 지역별로는 중국(-12.2%)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19.5%) 수출이 부진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특히 단가는 물론 물량기준으로도 전달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데 이어, 11월에는 감소폭이 -2.3%에서 -2.6%로 확대됐고, 수출단가 역시 전년동월보다 12% 하락하면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수출부진이 본격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달부터는 '기저효과'로 반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내년 수출실적이 실질적으로 국내경제 반등을 이끌기 위해서는 중국의 수요회복 탄력과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달려있다는 중론이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는 올 4분기에, D램은 2020년 2분기에 초과공급 해소가 전망돼, 중장기로 보면 반도체 수출개선 기대는 남아있다"면서 "단기적으로 보면, 지금은 반도체보다는 대중국 수출 개선이 낙폭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 완화가 가시화되면서, 내년 초 수출이 플러스로 반전될 전망"이라며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수요 개선 조짐이 확인되며,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수출단가 하락세는 점차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글로벌 통화완화 공조가 이어지는 점 역시 대외수요 개선을 뒷받침한다"며, 2020년 초 수출 증가세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임혜윤 KTB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제지표에서는 지난달과 유사하게 경기 저점 통과가 근접했다는 조짐이 나타났으나, 동시에 반등 여력이 미약하다는 점도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임 연구원은 선박 제외 일평균 수출 감소폭 개선, 반도체 수출물량 증가세 지속, 대중국 수출 감소폭 축소 등은 수출실적, 나아가 경기 저점 통과가 근접했다는 시그널로 해석 가능하다면서, 내년에 반도체 단가 하락이 진정되고 중국의 수입수요가 추가로 위축되지 않는다면, 국내경기의 방향성은 둔화보다 회복일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그러면서도 "생산 및 투자 회복이 더디고, 재고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탄력적인 경기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1명이 인하 소수의견을 냈고,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잠재성장률 2.5%를 하회하는 2.3%로 제시했다"면서 "아직 금리인하 사이클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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