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민생 차원 애로 피력하는 탄원서 제출 예정…3일부터 1인 시위도 시작
   
[미디어펜=홍샛별 기자]한남3구역을 둘러싼 국토부와 서울시의 팽팽한 힘겨루기에 애꿎은 한남3구역 조합원들의 피해만 가중되고 있다. 이에 뿔난 조합원들은 지자체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1인 시위를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행동에도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3일 한남3구역 평조합원 모임에 따르면, 집행부가 아닌 일반 조합원들을 주축으로 꾸려진 모임은 서울시에 민생 차원의 애로를 피력하는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특히 평조합원 모임 대표로 나선 신모 씨는 이날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3구역 평조합원 모임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수신인으로 작성한 탄원서에서 “꼬마 아이들이 한남 고갯길을 놀이터 삼아 자라던 20년 전 시작되었던 재개발의 꿈은 정권이 교체되고 몇 번의 시장이 바뀌는 동안 수차례 기본계획이 수정됐고 그때마다 사업은 원점으로 되돌아갔다”라며 “그간 보수조차 못해 온 집들은 군데군데 물이 새고, 곰팡이 투성이가 됐다”라고 밝혔다.

또 “이곳에 아직 살고 있거나 세를 주고 있는 주민들은 한결같이 ‘비가 오면 물이 새려나, 금 간 곳이 허물어져 내리려나, 아니면 어느 집에 불이라도 나면 소방차도 못 들어오는 골목에 정말 큰 사고라도 터지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을 안고 산다”면서 “금년 초 겨우 사업인가를 받아들고 눈물을 훔치며 기뻐했건만, 그 기쁨의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정부와 서울시에 의해 또 다시 막막한 절망의 늪으로 빠져드는 심경이다”라고 토로했다.

서울시의 재개발 정책이 수없이 바뀌는 동안 ‘공공건축가의 설계다, 고도제한이다’라는 이유로 강남 등 여타지역에 비해 터무니없이 수익성 낮은 안으로 난도질을 당하는 억울함을 겪으면서도 말없이 시의 심의기준과 지시를 준수했다고 한남3구역 평조합원들은 설명했다.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시가 두려워 20년 가까운 세월을 제대로 목소리 한번 내보지 못했다는 이야기였다.

   
▲ 한남3구역 평조합원 모임 대표로 나선 신모 씨가 3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한남3구역 평조합원 모임
한남3구역 평조합원들은 “평조합원 입장에서는 심의내용을 하나하나 확인하기도 힘들었지만 그래도 서울시나 공공 건축가 분들이 개입되어 다른 지역보다 더 살기 좋고 아름다운 터전이 될 거라는 믿음과 기대가 있었기에 그 긴 긴 심의기간을 인내해 왔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시공사 선정조차 유독 한남 3구역에만 여태까지 없어 온 특별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이어 “마치 우리 조합원들의 귀책사유라도 있다는 듯 일방적인 행정명령과 언론보도로 사업을 지연시키는 모습을 보니, 실망을 넘어서 과거 어느 독재정권 시절의 무소불위의 행정력이 연상되어 실로 공포스럽기까지 하다”고 규탄했다.

탄원서는 “이제라도 기존의 입찰 3사와 진솔하게 협의하여 법규상 문제되는 지적사항들을 제거하고 입찰조건들을 수정한 후 조속하고 조용히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면서  “시공사 선정이 늦어져 사업이 지연될 수록 세대당 한해 몇천만원씩 빚만 쌓여 가는 저희 평조합원들의 입장을 헤아려 달라”는 내용으로 마무리됐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